공화당 보수강경파 불만에 민주당과의 예산안 협상 난항셧다운 시 기간 1주 길어질 때마다 美경제 성장 0.2%p↓경제지표 발표 지연·누락 가능성… 연준 깜깜이 상태로 통화정책 결정해야
  • ▲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22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22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또다시 가시화되면서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셧다운은 연방정부의 예산이 소진돼 정부 기능이 마비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달 말인 30일(현지시각) 미 의회는 매년 10월 1일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이 예산안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공화당 내 보수 강경파가 불만을 내비치며 셧다운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셧다운이 현실화하면 미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의 필수 기능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업무가 중단된다. 공무원들이 월급을 받지 못하고 국립공원과 사회복지 서비스가 중단된다. 

    미 정부는 연방 예산으로 많은 공공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셧다운으로 인해 공공 사업이 중단되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여파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골드만삭스는 셧다운이 한 주 길어질 때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씩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8년 12월~2019년 1월 35일 동안 셧다운이 발생했을 때도 미국 경제엔 30억달러(약 4조원)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 6월 미 정부가 디폴트 직전에 가서야 부채한도를 상향한 기억이 가시지 않은 상황이어서 셧다운에 대한 경계감은 더욱 크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추며 그 이유 중 하나로 재정 거버넌스 악화를 들었다.

    뉴욕증시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미국 정치권의 예산안 합의와 관련된 소식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정치적 리스크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연방정부 운영이 멈추면 주요 경제 지표의 발표가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한 주요 경제 지표의 발표가 제때 되지 않을 경우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만약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한 달 이상 지속한다면, 연준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사실상 '깜깜이' 상태가 될 것"이라며 "9월 회의 이후 경제 활동이나 물가에 대해 거의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