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상장 예정 기업, 사실상 올해 상장 어려워제한적 경기회복과 '상저하고' 현상으로 내년 상반기 시장도 경색 우려투자금·자금조달 저울질… 내실 강화 나서는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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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고물가와 더불어 투자심리 위축이 이어지며 기업공개(IPO)를 예고했던 이커머스 기업들이 사실상 상장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다만 제한적 경기회복과 고물가·고금리 현상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데다, ‘상저하고’ 현상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SSG닷컴과 컬리, 11번가, 오아시스 등은 기업공개를 잠시 미뤄두고 수익성 강화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SSG닷컴은 기업공개를 내년 3~4월로 연기하고 이를 주관사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SSG닷컴은 2021년 10월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시장 혹한기로 인해 투자 심리가 경색되면서 이를 보류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작년 하반기 SSG닷컴의 영업손실은 45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약 200억원을 줄였고, 올해 상반기 역시 영업손실 34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다만 현재 시장 상황에서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상장을 준비했던 컬리와 11번가, 오아시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적당한 시기에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긴 하나 사실상 기약은 없는 상태다.

    당초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증시 상장 1호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컬리도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 5월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아스펙스캐피털로부터 1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적자가 계속될 경우 전환우선주 전환비율을 1:1에서 1:1.8462343로 조정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11번가의 상장 준비는 지난해 8월 대표 주간사 선정 이후 1년여간 구체적인 상장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H&Q파트너스와 이니어스프라이빗에쿼티를 투자자로 유치하면서 5년 뒤인 지난 9월까지 상장을 약속했지만 상장연기와 해외 매각 등 많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아시스도 지난 2월 일반공모 청약을 하루 앞두고 상장철회서를 제출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다수의 기관투자자가 오아시스의 희망 공모가인 3만500~3만9500원에 미치지 못하는 2만원대 중반에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의 주요 이유 중 하나인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투자자 지분이 많은 경우 무리한 상장으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훼손된다는 약점도 있어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