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오후 들어 동반 하락…이‧팔 전쟁 영향국제 지정학적 리스크…유가 급등 시 변동성 확대 전망정유주‧방산주는 상승…전쟁 충격 투자 심리 위축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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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기에 하락 마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무력 충돌의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하락세를 면치 못한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4포인트(0.20%) 내린 2403.9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27.85포인트 오른 2436.58에 개장했으나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에 상승 폭을 전부 반납하고 오후 3시께 약세로 돌아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769억원, 2092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5882억원을 순매수했다.

    거래량은 4억1031만주, 거래대금은 9조3142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승 종목은 상한가 2개 포함 262개, 하락 종목은 하한가 없이 628개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NAVER(0.16%), 현대모비스(0.22%), 삼성전자(0.61%), KB금융(1.43%) 등이 상승했다. 반면 포스코퓨처엠(-5.56%), POSCO홀딩스(-4.09%), 현대차(-1.98%), 기아(-1.29%) 등 2차전지와 자동차 관련주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장 초반만 해도 국내 증시는 미국 연준이 11월 금리동결 가능성을 내비친 점에 더 큰 영향을 받으며 상승했다. 기준금리 동결 기대감에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한 점도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중동 리스크가 호재로 인식된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불안감이 더욱 커진 분위기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21.39포인트(-2.62%) 급락한 795.00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닥은 약 7개월 만에 700선으로 내려앉았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4.83포인트 오른 821.22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하기 시작해 2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홀로 65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56억원, 188억원을 순매수했다.

    상승 종목은 상한가 6개 포함 306개, 하락 종목은 하한가 2개 포함 1255개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 하락했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에코프로비엠은 5.31%(1만2500원) 하락한 2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에코프로(-6.32%), 엘앤에프(-3.90%) 등 2차전지 테마주가 크게 내렸다.

    정유주와 방산주는 일제히 급등했다. S-OIL은 이날 전장 대비 3.98% 오른 7만5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밖에 한국석유(29.93%), 극동유화(26.10%), 중앙에너비스(29.80%) 등 다른 정유·석유 관련주도 오름세를 보였다.

    국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자 방산주도 수혜를 입었다. 이날 한화시스템(6.83%), LIG넥스원(6.38%), 한화에어로스페이스(2.23%), 한국항공우주(4.07%), 풍산)(4.44%) 등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는 미국의 금리동결 기대감에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당분간 국내 증시의 불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전쟁 진행 상황에 따라 변화하겠지만, 양국 간 대규모 교전 지속은 달러와 유가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단기적으로 고금리와 강달러 지속 우려로 금리 안정화에 의한 안도 랠리 유인을 감소시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 또한 "유가가 근원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번 사태가) 통화정책 기대를 자극하기 어렵다"라면서도 "전쟁이 확산하면 당장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분쟁이 유가를 둘러싼 여러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점에서 유가 급등 리스크는 배제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은 결국 국제 유가 문제"라며 "이란이 가담하지 않았다면 이번 사태의 영향은 단기적으로 그칠 수 있으나, 이스라엘이 이번 사태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해 공격하면 국제 유가가 급등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이번 사태가 분쟁에 그칠 경우 유가가 안정세에 다시 접어들 수 있겠으나, 국제유가가 급등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준의 긴축 기조가 확대될 수 있고,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4원 내린 1349.5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