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주가조작 의혹 카카오 경영진 3인 구속 여부 기로'투자 키맨' 배재현 사법리스크 고조, 전략 차질 불가피증권사 카카오 목표주가 줄하향... '무리수 부메랑' 우려
  • ▲ 카카오 판교 아지트 ⓒ카카오
    ▲ 카카오 판교 아지트 ⓒ카카오
    카카오 경영진이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주가조작 의혹으로 구속 기로에 놓였다. 특히 카카오 투자를 총괄하는 핵심 임원이 사법리스크에 휩싸이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먹구름이 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이날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앞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배 대표를 비롯해 카카오 투자전략실장과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의자들은 지난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2400여억원을 투입,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혐의를 받는다.

    또한 특사경은 피의자들이 SM엔터 주식에 대한 대량보유 보고도 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본인과 그 특별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의 합계가 해당 주식 총수의 5% 이상이 되면 이를 5영업일 이내에 금융위원회 등에 보고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투자 키맨'으로 불리는 배 대표의 구속 여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는 카카오의 굵직굵직한 투자와 빅딜을 담당해 온 핵심 경영진에 속한다. 

    배 대표는 CJ 출신 투자 전문가로 2015년부터 카카오의 인수합병(M&A)를 주도해 온 인물이다. 대표적으로 멜론 운영사 로엔엔터테인먼트 투자 유치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합병, 카카오모빌리티 투자 유치 등 주요 계열사의 자금유치를 조력한 바 있다. SM엔터 인수 과정에서도 1조 4000억원을 투자해 대형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혁혁한 공을 세운 배 대표는 이사회의 신임을 얻으며 올 초 사내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차기 카카오 이사회 의장 후보로도 거론되면서 사실상 조직의 실세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배 대표를 비롯해 투자를 담당하는 임원들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향후 전망은 어두워졌다. 업계에서는 예견됐던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 됐다는 해석이다. SM엔터 인수 당시에도 투자 금액을 당초 대비 2배 이상 쏟아부으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과열됐던 무리수가 주가조작이라는 부메랑이 돼서 돌아왔다는 얘기다.

    카카오 측은 SM엔터 인수 경쟁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노심초사하는 형국이다. 가령 배 대표가 구속될 경우 SM엔터를 앞세운 북미 공략은 물론, 글로벌 투자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다. 증권사들은 주가에 악재를 예견하며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춘 상태다.

    증권가 관계자는 "카카오 키맨인 배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벌써부터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면서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