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2019년 인당 31만에서 올해 63만원 ‘껑충’수요-공급 불균형에 이·하마스 사태로 유가 변동성↑IATA “항공료 10~15년 동안 더 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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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치솟은 국제선 항공권 가격이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간 억눌렸던 보복 소비로 인해 여행 수요가 몰린데다 중동발(發) 리스크로 국제유가까지 꿈틀거리면서 당분간 고(高)운임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항공료 물가지수는 121.64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강세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공급 감소, 2년7개월 만에 일본 무비자 개인 여행이 허용되면서 수요가 집중됐던 지난해 동월(130.10)보다는 낮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9월(100.27)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항공권 가격 증가세는 더 크다. 이날 기준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검색한 11월6일 출발 인천~뉴욕 왕복 항공권(일반석 스탠더드) 가격은 290만원 수준부터 시작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해당 노선의 왕복 항공권 가격이 100만원 초반대에 형성됐던 점을 감안하면 3배 가까이 뛴 셈이다.

    항공사 반기보고서에서도 항공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한항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1인당 평균 국제선 요금은 약 31만9000원에서 올해 상반기 63만1000원으로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항공권 가격이 치솟은 가장 큰 이유로 국제유가 상승과 여전히 여행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한 점을 꼽는다. 

    국제유가는 올해 상반기동안 하향세를 보이다가 7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달에는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91.48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이 발발하면서 유가 변동성은 더 크게 확대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유류할증료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 항공권 가격은 기본 운임과 유류할증료, 공항세 등으로 구성되는데, 유류할증료는 유가가 급등해 기본 운임만으로 유류비를 충당할 수 없을 때 추가로 받는 돈이다.

    이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9월보다 3단계 오른 14단계가 적용됐다. 이는 올해 들어 책정된 유류할증료 단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다음 달에도 14단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폭증한 여객 수요를 항공사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것도 항공권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2019년 9월 국제선을 이용한 여객 수는 680만3109명에서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9월 19만6791명까지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일본 무비자 재개를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인 여객 수는 지난 달 592만7733명을 기록했다. 2019년 9월 대비 87.1% 수준이다.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국제 항공권 가격이 향후 10~15년 동안 현재 최고 수준에서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앞서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지난해 초저가 운항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당시 마이클 올리리 라이언에어 CEO는 “1유로는 물론 10유로짜리 판촉용 초저가 항공권을 앞으로 몇 년 동안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