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10%대 회복명동, 해외관광객·내국인 나들이객 증가로 '활기'"코로나 이전 70% 수준 회복…임대 문의도 많아"MZ세대 유혹 성수-요우커 빠진 가로수 '대조적'
  • ▲ 서울 중구 명동 거리. 231015 ⓒ뉴시스
    ▲ 서울 중구 명동 거리. 231015 ⓒ뉴시스
    "추석 연휴 때 외국인 관광객들과 국내 나들이객들이 겹치면서 체감상 코로나19 이전의 70% 수준까지는 회복한 것 같습니다.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도 많지만 대만,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부쩍 늘었어요." (명동지하쇼핑센터상인회 관계자)

    "화장품업체나 패션, 네일숍 상가임대차 계약 문의가 대부분입니다. 해외관광객에게 잘 알려지면서 확실히 명동이 살아난 것이 느껴진 데다 월세도 과거보다 낮다 보니 임대차 문의가 많습니다." (명동 M공인 대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서울 주요 상권에 변화가 발생했으나, 일상회복이 진행되면서 다시금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았던 명동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도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10%대를 회복했다.

    다만 성수 상권이 팝업스토어나 MZ세대의 이목을 사로잡는 인테리어 가게들이 늘어나면서 낮은 공실률을 보인 반면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았던 가로수길의 경우 회복이 더딘 모습을 나타내는 등 상권별로 회복 속도와 정도는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글로벌 부동산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에 따르면 △명동 △홍대 △한남·이태원 △청담 △가로수길 △강남 등 서울 6대 상권의 2분기 평균 공실률은 전년동기대비 5.0%p 감소한 18.7%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2021년 1분기 이후 서울 평균 공실률은 줄곧 20%를 상회했으나, 지난 분기 들어 처음 10%대로 진입했다.

    지난 5년간 홍대와 한남·이태원을 제외한 서울 주요 상권의 전환율은 대체로 증가 추이를 나타냈다. 전환율이란 일정 기간 내 한 상권에서 점포의 임차업체가 바뀌는 변화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상권의 흐름을 파악할 때 활용된다.

    전환율이 낮은 경우 주로 변화가 적고 안정적인 상권으로 파악하며 높을 때는 성장 또는 쇠퇴로 불안정하거나 트렌드 민감도가 높아 변화가 빠른 상권이라는 의미다. 전환율이 증감하는 데에는 임차업체 변동이나 폐업으로 인한 공실 등 여러 요인이 존재해 상권 파악시 공실률 등 다른 지표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전환율 증가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상권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기준 가장 전환율이 높은 곳은 명동으로 44.2%를 기록했다. 올 한 해 명동 거리에서 절반에 가까운 매장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이곳의 공실률은 지난해 2분기 52.5%에서 올해 2분기 14.3%로 38.2%p 하락했다.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4.5%였던 명동 공실률은 2020년 23.2%에서 2021년 49.9%로 치솟았으며 지난해 상반기 52.5%를 기록했다.

    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리서치팀장은 "명동 거리에 공실이 급증했던 시기에도 글로벌 브랜드들은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고, 최근에는 가시성이 좋은 대로변 인근을 중심으로 상권이 확장되는 추세"라며 "다이나핏, ABC마트, 올리브영 등이 명동에서 신규 매장을 열었고,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소형 화장품 브랜드들도 영업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강남(19.2%)과 한남·이태원(10.0%) 상권 공실률도 각각 3.7%p, 0.8%p 감소했다. 풍부한 유동인구와 높은 가시성을 보유한 강남은 브랜드 광고 효과가 뛰어나고, 건물 바닥면적이 넓어 큰 규모의 점포 개발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글로벌 버거 프랜차이즈인 파이브가이즈와 슈퍼두퍼도 한국 시장 1호점을 강남에 냈다.

    한남·이태원 상권의 경우 신진 디자이너와 뷰티 브랜드 쇼룸 등이 모여있어 MZ세대 선호도가 높다. 또 K-패션, K-뷰티를 찾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공실률이 6대 상권 중 가장 낮은 10.0%를 기록했다.
  • ▲ 서울 중구 명동 거리. 231015 ⓒ뉴시스
    ▲ 서울 중구 명동 거리. 231015 ⓒ뉴시스
    반면 가로수길은 상권 관심도가 저하된 탓에 공실률을 회복하지 못했다. 상권이 성장하면서 주요 방문객은 내국인에서 외국인, 특히 중국인을 중심으로 이동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이후에도 공실률이 내려가지 않아 2021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차츰 회복하다가 최근 재차 상승하고 있다.

    지난 분기 기준 36.5%를 기록하면서 6대 상권 중 가장 높은 공실률을 보였다. 전환율은 30.5%로, 이 중 공실로 전환된 경우가 약 21%에 달해 다른 상권에 비해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보인다.

    정진우 팀장은 "가로수길의 주축 점포 중 하나였던 보세 의류점은 매출 하락과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다수 폐점했으나, 가로수길의 상징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아미, 찰스앤키스 등 일부 대형 브랜드는 현 상황을 기회로 삼아 새 매장을 개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는 상권으로는 성수가 꼽힌다. 공장 지대였던 성수동 일대에 폐공장의 골조는 유지한 채 내부를 리모델링한 카페와 식당이 생겨나면서 개성 있는 상권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고,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비유되며 인기를 끌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성수의 공실률은 5.8%로 매우 낮은 편이며 팬데믹에도 변동이 거의 없었을 만큼 상권이 탄탄하다. 2019~2022년 전환율은 20% 안팎에서 오르내리다가 올해 33.8%로 집계됐다. 공실을 제외한 수치가 30.9%임을 고려하면 수많은 브랜드가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 팀장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에게 공간 경험을 제공하면서 온라인이 주지 못하는 만족감을 선사한다"며 "많은 브랜드가 주요 상권에 경험형 매장을 여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수는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팝업 스토어 시장의 격전지로 떠올랐다"며 "팝업 스토어를 방문한 소비자가 체류하면서 인근 상권 활성화에도 이바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여기에 서울숲과 뚝섬 한강공원을 끼고 있어 자연 친화적 휴식공간이 풍부하고, 아크로 포레스트와 지식산업센터 등 업무시설과 고급 주거지가 분포해 있어 배후수요까지 뒷받침되는 강력한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8월 방한 외래관광액은 모두 108만9133명으로, 전년대비 250.3%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월보다는 69%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방한 관광객은 총 655만명으로, 2019년 동기간 57% 수준에 다다르며 빠른 회복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