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시세조종 의혹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구속김 창업자 23일 특사경 출석…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 박탈 위기'사법 리스크→오너 리스크' 확전 속 공동체 위기감 고조
  • ▲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뉴데일리
    ▲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뉴데일리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된 카카오에 대한 수사가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오너 리스크로 번지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따르면 김범수 창업자에게 이날 오전 출석을 통보한 상태다. 특사경은 카카오가 지난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전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수사 중이다.

    이에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 배 대표가 구속됐다. 특사경이 김 창업자를 소환한 것은 SM엔터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지시 혹은 보고받았을 가능성을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창업자로 수사의 칼날이 향하면서 카카오 내부적으로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검찰과 특사경은 지난 4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 8월에는 김 창업자의 사무실을 각각 압수수색한 바 있다. 무엇보다 구속된 배 대표가 유죄 판결이 나오거나 김 창업자의 혐의가 입증될 경우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는 한국투자증권과 동일하게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초과해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법 위반 사실이 밝혀지면 카카오뱅크 지분 대부분을 내놓게 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는 구조다.

    앞서 론스타의 경우 2011년 외환카드 주가 조작으로 벌금 250억원의 형사처벌이 확정된 바 있다. 이후 금융당국은 론스타를 대상으로 외환은행 지분 매각 명령을 내렸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오너 리스크로 번질 경우 공동체 전체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을 경고한다. 카카오의 글로벌 시장 공략은 물론 신사업 투자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다. 사업 방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적과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카카오 주가는 20일 3만 905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4만원 밑으로 추락했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3분기 영업이익도 10% 넘게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총수에 대한 오너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이미지는 물론 신뢰도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며 "불신이 확대될 경우 향후 투자 유치 등 기업이 존폐 위기에 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