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DP 성장률 강세 불구 나스닥 등 주요 지수 하락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최고치…주식시장 하방 압력↑셀 코리아‧반대매매‧전쟁 3고…韓 증시 본격 하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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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겹겹 악재'를 맞닥뜨렸다. 장기화하는 고금리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실적 악화와 외국인의 증시 매도 등 악재가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투자 심리가 각종 악재에 민감해진 상태라고 평가한다. 아울러 단기간 내 대외 변수들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당분간 국내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미국 증시 내 투자 심리가 악화한 점은 국내 증시의 상승 기대를 저버리는 요소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9.54포인트(1.18%) 떨어진 4137.23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전장보다 251.63포인트(0.76%) 하락한 3만2784.30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25.62포인트(1.76%) 내린 1만2595.61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은 전날 기준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해 기술적 조정 영역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증시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를 안정적으로 소화했지만, 올해 주가 상승을 견인한 기업들의 부진에 영향을 받았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 올해 3분기 GDP는 전기 대비 연율 4.9% 증가한 것으로 집계, 시장 예상치(4.5%)와 전 분기(2.1%)를 웃돌았다. 이는 지난 2021년 4분기(7.0%)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중동 리스크 확대로 광고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알파벳 주가는 2.55% 내렸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메타 또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으나 주가는 3% 이상 떨어졌다. 

    국내 증시에선 반대매매도 급증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악재까지 더해지는 모습이다.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등으로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하고 신용거래가 위축된 것 또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주가조작 의혹에 휘말려 거래가 정지됐던 영풍제지와 대양금속도 거래가 재개된 전일 다시 하한가로 직행했다. 금융당국은 전일 두 종목의 거래 정지를 해제했지만, 주가는 속절없이 하락했다.

    이에 따라 반대매매 규모도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급등하면서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5487억원으로 4거래일 연속 5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점도 한국 증시의 강한 하방 압력을 주는 요소로 꼽힌다.

    실제 외국인은 전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나흘 연속 '셀 코리아'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들은 전일에도 코스피 시장에서 478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세를 주도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 압력이 3개월 연속 이어지며 주력 업종의 주가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라며 "우려스러운 건 외국인이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반도체에 대해 순매도 포지션을 기록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국채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되는 점도 국내 증시에 악재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 중 한때 4.96%까지 치솟으며 심리적 저항선인 5%에 육박했다. 앞서 10년물 금리는 한때 5.02%까지 오르면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내림세를 걸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최근 거듭되는 하락으로 국내 증시에서 우호적인 면을 찾아보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지금은 시간과 가격을 분할해 접근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반영되면서 투자 심리가 다시 냉각되고 있다"라며 "미국의 긴축 우려 부각에 금리가 상승하고,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지구 급습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악재에 더욱 민감해지면서 실적 발표에 따라 주가 낙폭을 키우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