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12월부터 구독료 인상, 내달 광고 요금제 도입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수익성 확보 움직임 활발웨이브, 왓챠 실적 악화 속 스트림플레이션 동참 불가피
  • ▲ ⓒ티빙
    ▲ ⓒ티빙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이 내달부터 구독료 인상에 들어간다. 글로벌 OTT 공룡들과 마찬가지로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티빙에 따르면 이날부터 신규 가입자의 구독료를 인상한다. 웹 결제 가격 기준 가격인 베이직 7900원, 스탠다드 1만 900원, 프리미엄 1만 3900원에서 각각 9500원, 1만 3500원, 1만 7000원으로 인상된다.

    또한 티빙은 내년 1분기에는 현재 베이직 요금(7900원)보다 30% 저렴한 '광고형 요금제(5500원)'를 출시할 계획이다. 광고를 보는 대가로 더 가벼운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OTT 서비스들은 일찌감치 요금을 인상하거나 계획 중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비대면 수혜 효과가 사라진 데다가, OTT들의 출혈경쟁 등으로 성장성이 저해된 탓이다. 이에 '스트리밍(streaming)'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스트림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넷플릭스는 광고형 요금제와 계정 공유 금지 정책 등의 성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해 3분기 넷플릭스의 전체 가입자 수는 2억 4715만명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9억 1600만달러(약2조 5961억원)로 지난해보다 25% 늘었다. 이에 미국·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요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종 OTT(티빙, 웨이브, 왓챠 등)는 '요금제 동결'과 '할인 프로모션' 전략을 고수한 바 있다. 고물가 시대에 요금 인상이 아닌 상반된 전략을 통해 가입자들을 확보하겠다는 차원에서다. 티빙과 웨이브는 연말까지 30%가 넘는 할인 이벤트를 각각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티빙의 갑작스런 구독료 인상으로 웨이브·왓챠의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들 역시 신규 비즈니스 모델 확장과 수익성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2022년 티빙은 1191억원, 웨이브는 1213억원, 왓챠는 555억원 각각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티빙의 움직임을 마냥 좌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토종 OTT의 경우 구독료 인상이 최근 3년간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다. 회사의 수익성 차원에서 요금제 인상 혹은 중간 광고제 요금제 도입을 미룰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OTT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 공룡조차 구독자 확보를 위해 자구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라며 "스트림플레이션 분위기 속에 토종 OTT라고 예외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