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외국인 면세 이용자수 63만8000명… 코로나19 이후 최대中 단체 관광 시작 영향으로 방문자수 급증궈차오·가성비 소비 증가로 객단가는 80% 뚝
  • ▲ 10월 8일 오후 찾은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모습. 단체관광객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조현우 기자
    ▲ 10월 8일 오후 찾은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모습. 단체관광객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조현우 기자
    지난 8월 유커(游客·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행을 가로막았던 빗장이 풀렸다.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약 6년5개월 만이다. 최근 중국인 단체관광객 귀환이 본격화 되면서 이를 둘러싸고 울고 웃는 많은 업종이 생기고 있다.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 비자를 허용한지 2개월이 흐른 현재 업계의 표정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경제 보복 이후 6년 10개월만에 중국 단체관광이 재개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실상 개점 휴업이었던 국내 면세업계는 ‘큰손’인 중국 관광객들로 인한 업황 회복을 기대했지만 소비 패턴 변화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1일 한국면세점산업협회에 따르면 9월 면세점 방문 외국인 수는 63만8000여명으로 코로나19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8월 중국 단체관광이 재개되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며 전년 동월 16만4700명 대비 287% 폭증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매출은 1조8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527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34% 낮아진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외국인 관광객 1인당 면세점 매출은 1004만원에서 168만원으로 80% 이상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소비 패턴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면세업계에서는 고급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대신 10만원 이하 ‘가성비’ 제품 수요가 늘고, 면세점보다는 시내 로드샵 등으로 수요가 옮겨갔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중국 경기 악화로 인해 내수 브랜드 소비가 늘어나는 ‘궈차오’ 영향도 크다.

    궈차오란 중국의 전통브랜드를 뜻하는 궈(国)와 트렌드를 의미하는 차오(潮)가 합쳐진 신조어로, 자국 제품을 쓰자는 이른바 애국주의 소비 운동을 말한다.

    객단가가 낮아지면서 면세업계 수익성은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7% 줄어든 1조11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1% 급감한 77억원에 그쳤다.

    이는 주력 사업인 면세 부문의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호텔신라 면세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9% 줄었으며, 특히 영업손실 16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7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인천공항점 매출이 전년 대비 248% 늘었지만 적자폭을 줄이는데 그쳤다.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30일 호텔신라 주가는 6만800원으로 2017년 10월 이후 6년만에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DB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추는 등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일제히 하향됐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면세점의 3분기 수익성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면세점 3사의 3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한 694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시장 기대치인 797억원을 -13% 하회하는 성적이다. 3분기 면세점 산업 규모도 전년 대비 20% 줄어든 27억4000만달러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기 침체 영향으로 소비 위축을 보이고 있는 데다 소비 트렌드가 변하면서 객단가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