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류주업 4분기 경기전망지수 91.7, 전분기·전년보다 크게 악화내수, 수출 모두 감소할 듯… 다수 업체 매출 타격 예상소줏값 인상 현실화… "소비위축 이어질 것"
  • ▲ 소주 등 증류주 제조업의 4분기 경기전망지수가 91.7로 전분기 전망지수보다 크게 악화됐다. ⓒ연합뉴스
    ▲ 소주 등 증류주 제조업의 4분기 경기전망지수가 91.7로 전분기 전망지수보다 크게 악화됐다. ⓒ연합뉴스
    소주 등 증류주 관련 산업이 올해 내내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불경기로 인한 소비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연말을 앞두고 주요 업체의 소주값까지 올라, 소비 위축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3 식품산업 경기동향조사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증류주 및 합성주 제조업의 4분기 경기전망지수는 91.7로, 3분기 100.5보다 8.8이나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전망지수 100.4보다도 크게 줄어든 수치다.

    식품산업 경기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음을 의미하고, 100보다 높으면 경기 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출액 전망지수도 악화일로다. 4분기 전망치는 90.2로, 3분기 전망지수 100.4보다 10 이상 고꾸라졌다.

    내수 판매 전망지수는 90.2로 전분기 전망지수 99.3보다 크게 줄었고, 수출 판매 전망지수는 82.6으로 전분기 전망지수 99.9에 비해 17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각 업체의 자금사정 역시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4분기 제품 재고 관련 전망지수는 111.9로 적정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 ▲ 업계 1위 하이트진로가 9일부터 참이슬 등의 출고가를 인상한다. ⓒ연합뉴스
    ▲ 업계 1위 하이트진로가 9일부터 참이슬 등의 출고가를 인상한다. ⓒ연합뉴스
    증류주업을 제외한 여타 업종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타격을 가장 많이 받고 있지만, 증류주업의 경우 소비침체가 경기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지목됐다.

    실제 식품산업 경기동향 뿐 아니라 외식업종에서도 주점업계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음식점과 주점업 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해 2분기보다 13.4%나 하락했다.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안병일 교수는 "증류주업이 경기침체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업종"이라며 "내수 및 수출판매 감소로 인한 재고 부담이 더 크게 예상되고 있으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도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도 상당 기간 경기침체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물가 상승은 대세로 자리잡았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증류주업의 경기 호전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 연말을 앞두고 소줏값 상승이 현실화되며 소비 위축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오는 9일부터 소주 대표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6.95% 인상한다고 밝혔다. 360ml 병과 1.8L 미만 페트류가 인상 대상이다.

    롯데칠성음료를 비롯한 일부 주류기업도 현재 주류 가격 인상에 대해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