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억'소리에도 잘파세대 핫플 된 성수동… 유통업계의 '이유있는' 팝업

"샤넬, 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부터 동대문엽기떡볶이, 종가 김치까지…"

유통업계가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는 '잘파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서울 성수동으로 몰리고 있다.

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가리키는 Z세대와 2010년 이후 출생자를 뜻하는 Alpha세대의 합성어다. 일명 '펀슈머'로도 불리며 소비에 있어 재미와 경험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들의 발길이 성수동으로 몰리며, 한정된 기간 내 많은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 각 업계가 이곳에 팝업을 열고 있는 것.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태아이스크림은 지난 9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성수동에서 쌍쌍바 팝업스토어 'WannaBe TWIN'을 운영 중이다. 쌍쌍바 관련 각종 커스텀 제품부터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공간이다.

해태아이스크림 관계자는 "현재 성수동은 색다르고 다양한 공간과 제품들이 어우러져 명실상부한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한정된 기간 내에 가장 많은 고객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불리는 성수동이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곳은 오픈 이후 5일간 약 7000명이 방문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주류업계 발길도 몰리고 있다.

싱글몰트 위스키를 대표하는 글렌피딕은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성수동 인포멀 스퀘어에서 '글렌피딕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맥키스컴퍼니도 제로슈거 소주 '선양'의 첫 서울 팝업스토어를 오는 20일 성수동에서 연다.

지난달에는 주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김치도 틀을 깨고 성수에 이색 이벤트를 열었다. 대상 종가의 '김치 블라스트 서울 2023'이다.

대상 측은 팝업스토어에서 고정관념을 벗어난 새로운 김치 콘텐츠, 김치 타르트, 아란치니 등을 선보이며 '해체주의'를 담은 LED 디스플레이와 조형물, 타이포그래피 전시를 진행했다. 가족 단위는 물론 젊은 층들의 방문이 이어지며 총 누적 방문객 수는 1만명에 달했다. 

패션·뷰티업계 역시 MZ세대, 잘파세대 등을 타깃으로 한 팝업스토어를 연일 선보이고 있다.

버버리는 10월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성수 로즈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샤넬은 10월23일부터 2024년 4월21일까지 연무장길에서 조향 마스터클래스 팝업을 진행 중이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뷰티 전문관 무신사 뷰티는 15일부터 21일까지 스퀘어 성수 3호점에서 프리미엄 향수를 선보이는 ‘프래그런스 바' 행사를 진행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성수동 팝업스토어 및 팝업 전시는 월평균 최대 100곳에 달한다. 임대시장은 내년 초까지 이미 예약이 완료됐다. 임대수요 증가로, 일주일 기준 수십만원에서 최대 수 억에 달하는 임대료 역시 치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통업계는 내년에도 잘파세대를 타깃으로 다양한 형태의 팝업스토어 등 체험 기회를 늘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브랜드마케팅 컨설팅그룹 주식회사 위드컬처의 컬처트렌드연구소(CUTI)에 따르면 2024년 트렌드 키워드는 ‘ZERO’로, 잘파세대, 진화된 제로 웨이스트, 나와의 관계, 색다른 경험 등을 포함한다.

연구소 측은 "브랜드와 관련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팝업스토어, 리미티드 에디션, Chat GPT’가 중요해진 이유"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