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일자리 12% 대체남성이 여성 보다 가능성 높아기자, 성직자, 교수, 가수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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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일자리 중 인공지능(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큰 일자리는 전체의 12%인 약 341만개에 달하며, 의사‧회계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이 그 대상이 될 것이란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16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서 "기존 기술(산업용 로봇 및 소프트웨어)과 달리 고소득‧고학력 근로자가 AI에 더 많이 노출돼 있는데, 이는 AI가 비반복적‧인지적(분석) 업무를 대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AI 특허 정보를 활용한 직업별 'AI 노출 지수'를 산출했는데, 해당 지수가 높은 일자리일수록 고용이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AI 노출 지수'는 AI 특허와 직업별 주된 업무를 조사, 현재 AI 기술로 수행할 수 있는 업무가 해당 직업의 업무에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를 나타낸 수치다.

    분석 결과 AI 대체 가능성이 큰 직업으로는 ▲화학공학 기술자 ▲발전장치 조작원 ▲철도 및 전동차 기관사 ▲상하수도 처리 장치 조작원 ▲재활용 처리 장치 조작원 ▲금속 재료공학 기술자 등이 꼽혔다.

    세부 직업으로는 일반 의사와 한의사의 AI 노출 지수가 상위 1% 이내에 들었고 ▲전문 의사(7%) ▲회계사(19%) ▲자산운용가(19%) ▲변호사(21%)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반대로 AI 노출 지수가 낮은 직업으로는 ▲음식 관련 단순 종사자 ▲대학교수 및 강사 ▲상품 대여 종사자 ▲종교 관련 종사자 ▲식음료 서비스 종사자 ▲운송 서비스 종사자 등이 꼽혔다.

    특히 기자는 상위 86%로 AI 노출 지수가 상당히 낮았다. 이밖에 ▲성직자(98%) ▲대학교수(99%) ▲가수나 경호원(하위 1% 이내) 등도 최하위권에 속했다.

    AI 노출 지수 상위 20%에 속해 대체 가능성이 큰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의 12%인 약 341만개로 추산됐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는데, 대면 서비스업에 상대적으로 많은 여성이 종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은은 AI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임금 불평등을 비롯해 소비자 보호 악화, 이윤 독점 강화, 민주주의 기능 약화 등의 사회적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AI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동시에 사회적 부작용도 초래될 수 있는 만큼, AI의 발전과 규제에 관한 선제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간 AI 도입률의 차이가 이어지면 일부 기업의 이윤 독점 및 'AI 격차'도 더욱 커질 수 있다"면서 "소수 기업만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닌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AI 발전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도록 적절한 규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