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시장반응 안정적이지만… "이제 시작"물가 올해 말 3%대 초반, 내년 말 목표수준 접근"정부 재정 기조 긍정적… IMF서 높게 평가"
  • ▲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모로코 마라케시를 방문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현지시간)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정책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모로코 마라케시를 방문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현지시간)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정책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발생한 중동 사태와 관련해 "향후 불확실성이 심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12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진행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현재 제일 핫한 토픽 중 하나가 지정학적 긴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 중동 이슈, 공급망 사슬이 어떻게 되는지 논의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이스라엘-하마스 얘기가 더해졌다"며 "당장 안정은 됐지만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중동이 정치경제학적으로 어떻게 될지가 중요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국내 물가 전망에 대해선 올해 말 3%대 초반, 내년 말까지 목표 수준에 근접하게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동 사태가 갑자기 터져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곤혹스러워진 점을 언급했다.

    다만, 이번 사태와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동결과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중동 국가를 말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굉장히 민감하다"며 "중간에 파킹돼 있는 자금이 하마스 자금으로 쓰였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얘기라는 게 미국 재무부의 입장"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밖에도 이 총재는 정부의 재정 기조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IMF 내부 자료에 팬데믹 기간 타깃 되지 않은 지출이 굉장히 늘어 각국이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도록 노력할 때라는 얘기가 있다"며 "한은이 금리를 먼저 올렸지만 (정부가) 재정을 건전하게 한 건 굉장히 좋은 예"라고 평했다.

    이어 "지금처럼 이자율이 높으면 이자 부담이 커지고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있어, 가능하면 재정을 건전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정책 논의가 많다"며 "IMF에서도 한국을 굉장히 좋은 케이스로 본다"고 전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앞으로 국제유가가 어떻게 될지 불확실성이 심하다"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인플레와 유가가 변동할 때 코어 인플레가 예상한 경로대로 움직일 것인지, 그보다 높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재는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 목표를 2%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향후 0%대 성장을 할 거라는 비관적 전망을 딛고 구조개혁을 통해 사회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