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연구원 공청회서 "경제여건·국민부담 완화 고려"목표치 90%→80% 하향안 거론…"내년 집값 2.0% 하락 전망"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 개편이 또한번 미뤄졌다. 현실화율의 개편 또는 폐기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대내외 경제 여건, 국민 부담 완화 등을 고려한 방안을 내놓겠다는 정부 입장만 나왔다.

    송경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일 한국부동산원 서울강남지사에서 진행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공청회'에서 "현실화율 로드맵 필요성 및 타당성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경호 부연구위원은 "현행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체계 안에서 목표 현실화율 하향 조정, 목표 달성 기간 연장 등 부분적 개선만으로는 구조적 문제와 추진 여건상 한계를 해결할 수 없다"며 "대내외 경제 여건, 국민 부담 완화 등을 고려한 조치를 별도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시가격은 각종 조세와 사회보장제도 등 60여개 제도에서 직·간접적으로 활용되는 지표다.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등 각종 부담금의 산정 기준과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취약계층의 복지제도 수급자격 선별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매년 1월1일을 기준으로 발표돼 집값 하락 시기에는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높고, 상승 시기에는 낮아 부동산 정보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2020년 부동산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을 9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매년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급격한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 부담 증가와 시장 침체로 인한 공시가격·실거래가격 역전현상 등 문제가 지적되면서 올해 시세반영률을 2020년 수준으로 하향했다.

    당초 정부는 2024년 이후 적용할 현실화율 로드맵 수정을 올해 하반기중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이번 공청회에서는 현실화율 목표치를 90%에서 80%로 낮추고 목표달성 연도를 2040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만 나왔다.

    송 부연구위원은 "공시가격의 정확성·신뢰성·투명성 제고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현실화 계획이 시행됐다"며 "이에 정부가 지난달 공시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지만 관련 조치의 준비나 시행에 시일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보다 촘촘한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커지자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위한 시간 벌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송 부연구위원은 "올해 주택 매매가격은 3.7%, 전세가격은 4.8%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에는 매매가격이 2.0% 하락하고 전세가격은 2.0%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면서 매매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교통부는 공청회 논의 결과를 토대로 내년 공시가격에 적용할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