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코로나19 이전 대비 61% 회복 호텔 실적 회복세 두드려져… 엔데믹 특수에 가격 인상까지 중국 단체관광 재개에도 웃지 못하는 면세점… 고객 다변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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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데믹 전환에 따라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다시 늘며 수 년간 침체돼있던 호텔·면세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카지노를 보유한 호텔업계 실적은 빠른 속도로 회복됐고, 방문객 증가에 식음업장 가격 인상이 줄이었다. 면세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찰을 거듭했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이 올 초 재개됐다. 올해를 달군 업계 10대 뉴스를 한 눈에 살펴봤다.

    ◇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 10월까지 누적 방한객 888만명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2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8.3% 늘었다. 올해 들어 최대 기록이다.

    월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이후 지난 7월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은 데 이어 10월까지 네 달 연속 100만명선을 웃돌고 있다. 

    올해 1∼10월 누적 방한객은 888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03.9% 늘었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1% 수준이다. 국가별 누적 방한객을 보면 일본이 184만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중국 154만명, 미국 91만명, 대만 79만명 순이다.

    올해 정부 목표인 관광객 1000만명은 무난히 달성하고 미국 방한객도 1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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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관광개발
    ◇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호텔 객실판매 '훨훨'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카지노와 인접하거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호텔 매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지난 11월 별도 기준 매출액 98억7700만원을 기록했다. 판매 객실은 지난 11월 2만9283실로 전년 동기 보다 16.6%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11%에 그치던 외국인 투숙 비율이 제주 해외 직항노선 확대에 힘입어 지난 6월부터 56~62%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 중인 파르나스호텔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42.4% 증가한 32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외국인 투숙객 비중은 작년보다 평균 약 15%포인트 높아졌다.

    파라다이스는 카지노와 복합리조트 정상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하며 분기 영업이익 최고치를 새로 썼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0% 뛴 571억원, 매출은 50.7% 증가한 2856억원, 당기순이익은 2.5% 늘어난 437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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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데믹 호황에 새 옷 입는 특급호텔… 식음·여가시설 강화

    엔데믹 전환, 외국인 단체관광 재개 등으로 호황을 맞은 호텔들이 해묵은 외투를 벗고 새단장에 나섰다. 오래된 객실을 새롭게 바꾸고 식음, 여가시설을 강화하며 투숙객 모시기에 나선 것.

    그랜드 워커힐 서울 2층에서 운영 중인 '더뷔페'를 비스타 워커힐 서울 1층으로 옮겨 11월3일 확장해 다시 오픈했다. 새롭게 문을 연 더뷔페는 350석 규모로 대표 메뉴를 강화하고 개방형 주방 형태의 그릴 섹션을 특화했다.

    송파구 소재 롯데호텔 월드는 최근까지 대대적 리뉴얼을 마쳤다. 2021년부터 객실 저층부 리노베이션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고층부 객실과 클럽 라운지를, 올해는 식음업장을 전면 리뉴얼했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는 코로나19로 인해 3여년간 휴업했던 럭셔리 부티크 호텔 ‘아트파라디소’를 초호화 단장했다. 국내 최초로 58개 전 객실을 스위트룸으로 조성, 7월 재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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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값 된 호텔 뷔페·케이크 

    엔데믹을 맞아 억눌렸던 소비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며 호텔 식음업장과 디저트 가격이 역대급으로 치솟았다.

    롯데호텔서울·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서울드래곤시티·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 등 서울 5성급 호텔의 딸기 뷔페 가격은 대체로 지난해보다 10% 안팎의 인상이 이뤄졌다. 다수 호텔은 리뉴얼을 거치며 뷔페 가격을 단행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도 천정부지로 솟았다. 서울신라호텔의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 케이크'는 무려 30만원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브라이트 화이트 트리'는 28만원,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메리고라운드'는 2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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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이어 롯데… 호텔 김치 대전 열렸다 

    롯데호텔이 8월 자체 PB김치를 출시하며 호텔업계 김치 대전이 열렸다. 롯데호텔은 워커힐, 조선에 이어 김치 시장에 진입한 세 번째 특급 호텔이다.

    배추김치가 롯데홈쇼핑에서 두 차례에 걸쳐 15분 완판신화를 기록하며 10월에는 갓파김치를 출시, 라인업을 강화했다.

    조선호텔은 신세계와 함께 2015년 '조선호텔 김치'를 선보인 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판매처를 기존 백화점에서 온라인몰, 오픈마켓 등으로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최근 3년여간 두자릿수 대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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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사업권’ 걸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전쟁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 번 유찰됐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이 올 초 재개됐다. 인천공항은 이번 입찰에서 기존 15개 사업권을 7개로 대폭 통합 조정하고 임대료 산정방식을 ‘여객당 임대료’로 바꾸는 등 기존 운영방식을 변경했다.

    팬데믹 이후 면세업황이 이전과 달라진 상황에서 인천공항의 면세점 운영 방식까지 변경되자 업계 부담은 커졌다. 하지만 면세점 계약기간이 기본 5년에서 옵션 5년을 더한 10년으로 늘어나면서, ‘10년 사업권’을 놓고 국내 면세점들은 물론이고 중국 등 글로벌 면세점들까지 눈독 들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당시 인천공항 입찰 설명회에는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국내 대기업 4곳과 중소·중견 사업자 7곳, 여기에 글로벌 1위인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까지 대거 참여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이전과 달라진 시장 상황 속에 보수적인 선택과 베팅 사이에서 면세점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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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1위 중국 ‘CDFG’ 인천상륙 시도와 실패

    글로벌 1위 면세점인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이 올 초 인천공항 입찰에 가세하면서 업계는 초비상이 걸렸다. CDFG는 그 자체로 메기 역할을 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쟁 면세점들이 높은 가격을 써내도록 유도했을 뿐 아니라 실제 인천공항 안방을 내줄 수도 있다는 긴장감을 심어줬다.

    면세업계는 CDFG가 인천에 들어올 경우 가장 큰 고객인 중국 여행객 수요를 빼앗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해외공항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는 CDFG가 인천공항 입성에 성공할 경우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력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공격적인 입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CDFG는 인천공항 DF1~4 입찰에 적어낸 금액이 모두 3위에 그쳐 탈락했다. 입찰가도 예상보다 낮았지만 사업제안서도 다소 미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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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년 만에 인천공항서 철수한 롯데… 면세업계 지각변동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기존보다 면세점 규모와 품목을 대폭 확장하게 된 반면 국내 1위였던 롯데면세점은 22년만에 인천공항에서 철수하게 됐다. 지난 7월부터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가 본격 교체되면서 면세점 순위에도 지각변동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업자 교체 후 첫 실적인 지난 3분기를 살펴보면 신라면세점 8351억원, 롯데면세점 7040억원으로 롯데가 신라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다만 두 곳 모두 영업손실은 커졌다. 신라면세점이 163억원, 롯데면세점이 98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업계는 4분기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해외 관광객 증가 등을 바탕으로 실적이 본격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인천공항에서 철수한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과 온라인 면세점을 중심으로 신라의 공세에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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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년만에 유커 맞은 면세점… ”예전같지 않네”

    중국 정부가 지난 8월부터 자국민들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국내 면세업계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은 2017년 3월 ‘사드 보복’ 이후 약 6년 만이다. 중국인들의 여행 빗장이 풀리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부진에 시달리던 면세업계는 손님 맞이로 분주해졌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중국 단체 관광 회복세는 더딘 상황이다. 국내 물가가 높아진 데다 중국 내수 시장 부진까지 겹치면서 관광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객단가 높은 단체 관광객이 많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개별 관광객이 더 많아졌다는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

    이에 면세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대규모의 단체 관광객 방문이 활성화되지 않는 한 완전한 리오프닝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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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꾸지 않으면 죽는다”… 고객 다변화 나선 면세업계

    과거와 달라진 업황에 국내 면세점들은 고객 다변화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중국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일본·대만 등 고객층의 범위를 확대해 이들을 위한 쇼핑 편의를 강화하는 등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는 모습이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최근 동남아 관광객을 겨냥해 대만 1위 간편결제 사업자인 라인페이와 손잡고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KKday, 타이거에어 타이완 등 대만 주요 기업과의 제휴도 지속해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대만 고객 유치를 위해 이지카드(EasyCard)와 마케팅 업무협약을 맺었다. 다국적 고객 유치를 위해 글로벌 금융사 HSBC, 홍콩 최대 규모 항공사 케세이퍼시픽, 태국 1위 유통·부동산 개발사 센트럴파타나와 멤버십 제휴도 준비 중이다. 아울러 롯데면세점은 지난 9월부터 영어·일어·태국어·아랍어 등 7개 언어에 대해 전문 통역사를 연결해주는 모바일 통역 서비스도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