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 만기 국채 금리 4.12%…두 달 만에 1% 가까이 하락한국 국고채 금리 가파른 하락…3년물‧5년물 기준금리 밑돌아 전문가 “최근 금리 하락세 가팔라…금리 인하 기대 지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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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 장기화에 연중 고전을 면치 못하던 국채 금리가 2개월 만에 최저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리 하락세가 가팔랐던 만큼 금리 메리트가 많이 사라졌다고 분석한다. 이에 국채 투자자들의 신중하고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현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4.8bp(1bp=0.01%포인트) 내린 4.123%를 기록했다. 장중 4.106%까지 밀리기도 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밖에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0.50bp 내린 4.615%에 거래됐다. 최장기물인 30년물도 13.57bp 급락한 4.224%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9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이는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5%대를 오갔던 지난 10월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금리 인하 전망뿐 아니라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안전자산인 미 국채의 투자 수요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미국 내 구인 건수가 2년 반 만에 최저로 줄었다는 소식이 금리 하락세에 부채질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구인 건수가 많고 실업률이 낮을수록 경제가 호황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전일 미국 노동부는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통해 10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가 870만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9월 구인 건수 940만건 대비 크게 줄어든 수준으로, 2021년 3월 이후 2년 반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국고채 금리도 가파르게 떨어지며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21bp 하락한 연 3.463%를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각각 전날보다 하락한 3.482%, 3.533%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기준금리(3.50%) 밑으로 떨어졌다. 10년물 금리도 조만간 기준금리를 밑돌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미국 10년물 금리가 한때 5%에 도달했던 지난 10월 4%를 웃돌았지만, 지난달부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4일 기록한 연고점(4.108%)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무려 65bp 가까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채권 금리 하락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이 사실상 끝났다는 기대감이 최근 금리 급락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지만, 실제 금리 인하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장기금리 고점은 확인한 것으로 보이나 최근 금리 하락이 워낙 가팔랐다 보니 금리 메리트가 많이 사라진 상태"라며 "점진적인 접근을 권유한다"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채권시장은 국내외 모두 여전히 발행 부담을 안고 있어 금리가 이 이상 큰 폭 하락하기도 어려운 여건"이라며 "지난 한 달간의 급격한 가격 회복이 되려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 또한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측면에서 전반적인 금리 하락 움직임은 타당하다"라면서도 "기준금리 동결 기간이 적어도 반년 이상 이어질 것이란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금리 하락은 단기간 급격히 진행된 측면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수급 측면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수익 확정을 위한 차익실현 매물에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손실을 본 주요 채권투자 기관들의 수익이 4분기 들어 손익분기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한다"라며 "수급 측면에서 기관들의 수익 확정을 위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수급 측면에서 변수로 주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