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젊어져… 신임 임원 평균연령 '48.5세'차세대 리더 전진배치… "젊은 경영자에 기회"그룹 2인자 '최창원' 등극… 최태원 장녀 부사장급 승진도
  • ▲ 왼쪽부터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신임 의장, 최윤정 SK바이오팜 신임 사업개발본부장ⓒSK
    ▲ 왼쪽부터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신임 의장, 최윤정 SK바이오팜 신임 사업개발본부장ⓒSK
    SK그룹이 7년 만에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 그룹 차원에서 양성한 50대 리더들을 과감히 전진배치하며 기회를 열어주고 기존 부회장급 최고경영자(CEO)들은 조력자 역할을 부여하는 등 조직 쇄신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다. 

    또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신임 의장으로 선임됐으며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이 부사장급 임원으로 승진하며 오너 일가의 책임 경영도 한층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SK그룹은 총 82명의 승진 인사를 배출하는 등 2024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세대교체와 오너 일가의 경영 확대에 따른 책임경영 강화로 요약된다. 

    이에 SK그룹은 지난 10년간 이끌었던 부회장 4인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50대의 젊은 경영진들로 그 자리를 채웠다. 

    최 SK그룹 회장이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를 언급하며 변화의 메시지를 던진 만큼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또한 최 회장은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개최된 트랜스퍼시픽다이얼로그(TPD) 행사에서 "젊은 경영자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때가 필요한 것이고 변화는 항상 있는 것"이라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SK그룹이 마지막으로 세대교체를 진행한 것은 지난 2016년이다. SK는 1960년대생 경영자들을 대거 발탁했는데 조대식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김준 부회장, 박정호 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 이번 인사를 통해 일선에서 물러나며 차세대 리더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 

    SK실트론, SK에너지, SK온, SK엔무브,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인천석유화학은 50대 초중반 나이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는 등 신임 임원들의 평균연령은 지난해 49세에서 48.5세로 젊어졌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새 경영진 발탁이 눈에 띈다. 

    SK(주) 머티리얼즈 사장에 김양택(48) SK(주) 첨단소재투자센터장, SK엔무브 사장에 김원기(53) SK엔무브 Green성장본부장, SK에너지 사장에 오종훈(55) SK에너지 P&M CIC 대표가 각각 내부 승진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2세다.

    SK그룹은 "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새 경영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준비된 인사’를 한 것"이라며 "부회장급 CEO들은 계속 그룹 안에서 그동안 쌓은 경륜과 경험을 살려 후배 경영인들을 위한 조력자 역할 등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그룹은 오너 경영 확대 통한 책임 경영도 한층 강화했다. 

    SK그룹은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의장 등 신규 선임안을 의결하고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임기 2년의 새 의장으로 선임했다.

    1964년생인 최창원 부회장은 최종건 SK그룹(구 선경그룹) 창업주의 막내아들이다. 여의도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31세가 되던 해 선경그룹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SK케미칼과 SK글로벌, 워커힐,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에서 기획과 재무 업무를 담당했다.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과 SK건설 대표이사를 거쳐 2017년 중간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를 맡아 SK의 케미칼, 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다.

    회사 측은 최창원 의장 선임에 대해 "최 부회장이 앞으로 각 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과 그룹 고유의 '따로 또 같이' 경영 문화를 발전시킬 적임자라는 데 관계사 CEO들의 의견이 모아져 신임 의장에 선임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현재 위기를 돌파하고 조직을 쇄신시킬 수 있는 인물로 최 부회장을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평소 최 부회장과 남다른 형제애를 보인데 이어 경영능력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은 진중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일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 워커홀릭으로 불린다. 특히 전략적 판단 능력도 뛰어나 미래 사업 구상과 안정을 동시에 꾀하는 데 적격이라는 평가다.

    특히 최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이차전지 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점도 최 부회장을 수펙스 의장에 기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거론된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1963년생으로, 최창원 부회장(1964년생)보다 한 살 많다. 

    최 회장의 장녀이자 SK그룹 오너가 3세인 최윤정 씨도 임원에 이름을 올랐다. 신임 본부장은 1989년 생으로 최연소 임원이다.

    SK바이오팜은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사업개발팀과 전략투자팀을 통합해 사업개발본부 산하 조직으로 운영한다. 최 신임 본부장이 이 조직을 새롭게 이끌 전망이다.

    최 신임 본부장은 지난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 한 후 2년 뒤인 지난 2019년 휴직하고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2021년 7월 회사에 복직해 올 1월 전략투자팀장으로 승진했고 1년 만에 부사장급 임원 자리에 올랐다.

    SK그룹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이뤄진 큰 폭의 세대교체 인사는 각 사가 지정학적 위기와 국내외 경기침체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각 분야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