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리뉴얼 1년 여 만에 다시 브랜드 리뉴얼 검토와인 시장 성장에도 외면… 최장 토종 브랜드 ‘마주앙’롯데칠성, 새로·별빛청하 등 MZ세대 공략 방식 재도전
  • ▲ 지난해 4월 리뉴얼된 와인 '마주앙'의 디자인. ⓒ롯데칠성음료
    ▲ 지난해 4월 리뉴얼된 와인 '마주앙'의 디자인.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토종 와인 브랜드 ‘마중앙’의 재 리뉴얼을 추진한다. 지난해 맛과 디자인을 모두 리뉴얼한지 불과 1년 여 만이다. 와인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롯데칠성의 토종 와인 브랜드인 ‘마주앙’이 이렇다 할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 주요 배경이 됐다.

    이번 리뉴얼의 목적지는 MZ세대다. 오래됐다는 이미지를 벗고 젊은 층의 선호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라벨부터 디자인, 마케팅까지 전반적인 점검과 검토가 이뤄지는 것. 롯데칠성이 보유한 토종 와인브랜드 맏형의 헤리티지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1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최근 와인 브랜드 ‘마주앙(MAJUANG)’의 리뉴얼 검토에 착수했다. 지난해 4월 맛부터 브랜드 전반의 리뉴얼을 단행한지 불과 1년 반 만이다. 리뉴얼에 소요되는 비용과 자원을 고려하면 ‘마주앙’의 재(再) 리뉴얼은 주류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속도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마주앙’은 국내 최장 토종 브랜드의 와인으로 장년층에게는 친숙하지만 MZ세대에게는 거의 다가가지 못했다”며 “이 브랜드를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하면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리뉴얼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주앙’은 1977년 탄생한 국내 최장수 토종 와인 브랜드다. 당시 동양맥주(현 롯데칠성 주류부문)이 순수 우리 포도로 만든 와인을 출시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미사주 마주앙’이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 현재까지 미사주로 사용됐을 정도. 누적 판매량이 1억병을 넘어선 그야말로 국민와인이었다. 

    이런 ‘마주앙’ 브랜드의 인기는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지만 손쉬운 접근성은 본격적인 와인 붐 이후 오히려 독이 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와인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도 ‘마주앙’의 자리는 거의 없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70~80년대 첫 와인으로 접했던 장년층, 노년층 외에 MZ세대에게 ‘마주앙’ 브랜드는 생소한 브랜드였을 것”이라며 “지난해 전통성을 강조하는 리뉴얼을 단행했지만 MZ세대에게는 여전히 외면 받았다”고 평가했다.

    롯데칠성이 1년 여 만에 이례적 리뉴얼을 검토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는 박윤기 롯데칠성 대표이사 사장의 ‘마주앙’ 브랜드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칠성은 ‘마주앙’의 라벨 디자인을 보다 젊은 감성의 폰트와 두 삼각형을 마주하는 형태로 교체하는 안을 비롯해 전반적인 재검토를 추진 중이다. 기존의 역사성을 강조한 디자인은 모두 제외됐다. MZ세대에게 다소 오래됐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칠성의 주류 성공방식은 늘 MZ세대와 맞닿아 있었다. 소주 ‘처음처럼’을 보다 젊은 감성으로 출시한 ‘새로’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흥행에 성공했고 장수 청주 브랜드 ‘청하’는 ‘별빛청하’로 재탄생하면서 품귀현상을 겪기도 했다. 최근 신제품 맥주 ‘크러시’ 역시 기존 맥주 ‘클라우드’를 MZ세대 감성으로 새로 개발했다.

    물론 말처럼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마주앙’은 개발 당시와 달리 현재는 국산 포도 품종 대신 칠레에서 발효원액을 수입해 국내에서 병입하는 ‘무늬만 국산’ 제품이다. ‘아빠나 마시던 와인’, ‘싸구려 와인’으로 브랜드가 각인돼 있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리뉴얼이 최장수 토종 브랜드 ‘마주앙’의 수명을 좌우하게 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