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세대 양산 이후 '물량 공세'로 디스플레이 시장 장악LCD 이어 모바일용 OLED도 중국 설비 투자 집중中 중소형 OLED 생산능력 2025년 韓 추월 전망도 BOE, 11.5조 규모 8.6세대 IT용 OLED 발표 등 추격 속도
  • ▲ 자료사진. ⓒ삼성디스플레이
    ▲ 자료사진. ⓒ삼성디스플레이
    모바일용 OLED 패널에 대한 중국의 설비 투자가 집중되면서 LCD처럼 OLED 시장의 공급과잉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20%를 기록했다. 2017년 1.5%에서 5년새 급격히 성장했다.

    상대적으로 수급 상황이 모바일용 OLED 패널에 중국 설비 투자가 집중되면서 OLED도 LCD 사태처럼 공급과잉 우려가 나온다.

    LCD 시장은 지난 2018년 BOE를 시작으로 중국 패널기업들의 10.5세대 설비가 가동되면서 생산능력이 크게 확대됐다. 

    그 결과 LCD 패널 가격은 2021년 하반기부터 TV용 패널을 시작으로 하락세로 전환됐다. 패널기업들의 가동률 조정이 늦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 LCD 패널 가격은 역대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는 소폭 반등세를 보였는데 이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철수와 LG디스플레이의 적극적인 가동률 조정에 따른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감산 효과에도 여전히 LCD 패널 판가는 원가에 미달하는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BOE를 중심으로 중국 패널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와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LCD 산업을 점령한 것처럼 OLED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OLED 추격은 2019년부터 예견되기도 했다. 당시 중소형 OLED 공장 한 곳을 가동하고 있던 BOE는 2개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등 빠르게 OLED로 투자를 전환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6세대 이하 OLED 생산능력에서는 중국이 오는 2025년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중소형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압도적 지위를 갖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내수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의 공급망에도 합류하면서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안수진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모바일 제품에서 OLED 채용률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내수 수요와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기반으로 한 중국기업의 출하량 증가 추이를 감안하면 범용 제품을 시작으로 공급과잉 리스크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패널기업들은 경쟁이 치열해진 스마트폰 시장을 대체할 새로운 제품군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태블릿·노트북 등 IT용 OLED가 대표적이다. IT용 제품 등 고부가 LCD 시장도 중국의 투자가 집중되면서 OLED로 전환되고 있다.

    글로벌 최대 IT기업 애플도 내년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에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세계 최초 8.6세대 IT용 OLED 생산에 오는 2026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BOE도 지난달 630억위안(약 11조5000억원) 규모의 8.6세대 IT용 OLED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자국 정부 지원 하에 부진한 실적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다.

    이번 1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액도 BOE가 30%, 나머지 30%는 지방정부, 그 외의 금액은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청두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금액은 약 180억위안(3조3000억원)으로 삼성디스플레이 투자금액의 약 8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록 OLED 분야에서 한국이 81% 이상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OLED 양산경험이 중국보다 경쟁우위에 있지만, BOE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LCD 분야에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대규모 물량 공세를 통해 2018년 세계 LCD 시장 1위를 탈환한 경험이 있다"며 "중국 정부 정책과 보조금도 기존 LCD 중심에서 OLED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