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차량구독 서비스 현대셀렉션·기아플렉스 운영서비스 운영 아쉬움, 소유 충족 못해 성장에 한계PBV 중심 변화 앞두고 예열차원, 완충작용 역할
  • ▲ 현대자동차는 월 단위 차량 구독 서비스 현대셀렉션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 현대자동차는 월 단위 차량 구독 서비스 현대셀렉션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현대차·기아가 야심차게 내놓은 구독형 차량 서비스의 성장이 정체된 모습이다. 향후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기반으로 한 구독모델이 비즈니스의 중심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대 필요성이 절실해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월 단위 차량 구독 서비스 현대셀렉션과 기아플렉스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 차량을 구매하지 않고 이용하는 상품으로는 리스와 장기렌트가 있다. 다만 이용 기간이 끝나면 차량을 인수할 수 있기에 금융 상품으로서 빌려 탄다는 의미가 있을 뿐, 결국은 구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현대셀렉션과 기아플렉스는 2019년 론칭때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진정한 의미의 구독 서비스로서 월 구독료에 보험과 정비, 자동차세 등 부대비용이 모두 포함돼 번거로움을 줄였기 때문이다. 1개월 단위로 차종에 따라 50만원선에서 100만원대까지 상품이 구성돼있으며, 하루 단위 렌트 상품도 있다.

    현대셀렉션 라인업에는 캐스퍼만 이용가능한 엔트리부터 베이직·스탠다드·프리미엄에 이어 전기차와 N, 프리미엄 플러스가 포함됐다. 현대차에서 판매하는 거의 모든 승용 모델을 세그먼트별로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차량 구독서비스는 소비자들의 큰 호응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모습이다. 출시 초기 현대셀렉션 가입자 수는 2020년 1만405명에서 올해 2월 기준 3만2000명으로, 기아플렉스는 9754명에서 1만8000명으로 상승하는데 그쳤다. 서비스 개시 이후 3년여가 지났지만, 서비스 경험자는 합산 2만명대에서 5만명대 수준으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볼륨이 크지 않다.

    서비스 운영을 두고 고객들의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용 지역이 수도권 등에 제한돼있고, 차량 수량이 한정적이어서 원하는 차량을 제때 타기 어렵다. 직영으로 운영하지 않고 렌트카 업체 등을 통해 차량을 공급하기에 차량 관리에 대한 불만도 접수되는 실정이다.

    이는 예견된 실패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주거에 이어 차량을 재산과 소유물로 여기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상 구독 서비스에 석연찮은 반응을 보일 것이 예상됐다는 점에서다. 이미 장기 렌트와 리스 등 금융 상품이 시장에 자리잡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의 구독 서비스는 운신의 폭이 제한적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차 기아의 구독 서비스 출시와 확산 배경에 대해 PBV 상용화에 앞선 ‘예열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자동차 시장이 모빌리티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구독과 공유 서비스가 중심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본격적인 PBV 구독 서비스에 앞서 차량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며 위화감을 줄인다는 차원이다.

    차량 구독 서비스는 북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계기로 해외에서 저변을 넓혀가는 중이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올해 초 전기차 구독 서비스 ‘이볼브 플러스’를 출시했다. 보조금 정책에 대응하는 한편, 높은 금리로 인한 리스 가격 인상에서 자유로운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구독 서비스는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봤을 때 차량 공유 등 비슷한 서비스 사이에서 빈틈을 노린 일종의 ‘니치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PBV 기반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구독모델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