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자국 기업 대상 레거시 반도체 공급망 조사구형 반도체 시장서 높아지는 中 영향력 차단추가 제재시 반덤핑-세이프가드 등 관세 부과 전망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중국의 첨단 반도체에 이어 레거시(구형) 반도체에 대해서도 제재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내년부터 자국 기업들에 대한 레거시 반도체 공급망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미국 회사들이 구형 반도체를 어떻게 공급받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다. 중국산 반도체 사용 여부에 초점을 맞춰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범용 반도체는 통신, 자동차, 방산 등 중요한 미국 산업을 지원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며 "며 "2024년 1월 광범위한 미국 반도체 공급망과 국방 산업 기반에 대한 역량과 과제를 지속적으로 분석하는 토대가 될 새로운 조사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는 미국이 구형 반도체 생산과 관련해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중국에 의한 국가 안보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는데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상무부는 덧붙였다.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구형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일부 중국 반도체 회사들이 가격을 낮춰 경쟁업체의 경쟁력을 약화시켰으며, 과거 중국이 철강이나 태양열 산업에서 그랬던 것처럼 향후 구형 반도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중국 하원 특별위원회는 최근 초당적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레거시 칩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 2020년 9월 SMIC 등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을 거래제한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산 반도체 생산 기술이 들어간 장비를 이들 기업에 수출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를 내건 바 있다.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규제 강도는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화웨이의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7나노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규제에 대한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미국의 대중국 규제가 중국의 기술 발전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도체 투자 및 지원은 더욱 확대되는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 2014년 반도체산업 육성전략인 '국가집적회로산업 발전촉진 정책'을 수립했다. 제조 부문에서 2015년 32/28나노 제품 양산, 2020년 16/14나노 제품 양산이 목표다. 이에 SMIC는 지난 2019년 14나노의 공정기술을 확보했다. 최신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산업에 적용 가능하다. 

    중국은 또 지난해 자국에서 상장한 반도체 기업 190곳에 총 121억위안(약 2조31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중국 1위로 세계 5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SMIC는 19억5000만위안으로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중국의 구형 반도체 공급 과잉에 대한 제재에 나선다면 반덤핑이나 세이프가드 등을 통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