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분기부터 6개월간 채용계획인원 55.6만명… 전년比 12.7%↓제조 13.7만명·숙박음식점 5.3만명… 건설 제외 나머지 채용계획 줄어올 3분기 기준 미충원·부족인원 감소… 코로나 이후 채용 증가 기저효과노동부,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 발표
  • ▲ 채용 공고 게시대.ⓒ연합뉴스
    ▲ 채용 공고 게시대.ⓒ연합뉴스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기업의 채용계획 인원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만 명쯤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 취업자 증가 폭이 올해의 3분의 2 수준인 21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채용시장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2023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0월1일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인원은 121만2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만9000명(-3.1%) 줄었다. 채용인원은 107만3000명으로 1만2000명(1.1%) 늘었다.

    구인·채용이 늘어난 업종은 숙박·음식점업, 건설업, 보건사회복지 등이다. 반면 제조업, 교육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등은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2021년과 지난해 정보통신(IT)분야 수요와 방역인력 증가, 외국인 체류 감소 등으로 구인이 늘었던 데 비해 올해는 학교 등의 방역인력 축소와 외국인력 증가 등으로 구인이 감소한 탓이다.

    기업의 적극적인 구인에도 채용 못 한 3분기 미충원 인원은 13만9000명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5만1000명(-27.0%) 줄었다. 미충원율도 11.5%로 지난해보다 3.7%포인트(p) 하락했다.

    제조업(4만3000명), 운수·창고업(1만7000명), 도소매업(1만5000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만4000명) 순으로 미충원인원이 많았다.

    기업이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사유로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아서'(24.2%).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서'(20.9%) 등의 순이었다. 직무능력 수준이 높을수록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학력·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서'라는 비율이 높았다.

    정상적인 기업 경영과 생산시설 가동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인원을 뜻하는 부족인원은 54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8만2000명(13.2%) 감소했다.
  • ▲ ⓒ통계청
    ▲ ⓒ통계청
    문제는 내년이다. 실업한파가 불어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올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채용계획 인원은 55만600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 결과보다 8만1000명(12.7%) 축소된 규모다.

    업종별 채용계획은 제조업 13만7000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6만6000명, 도소매업 6만5000명, 숙박·음식점업 5만3000명 등이다. 건설업만 채용계획이 3000명 늘었을뿐, 나머지 대부분 업종은 채용계획 인원이 줄었다.

    2021년과 지난해 채용이 증가했던 기저효과와 그에 따라 숙박·음식점업, 운수·창고업 등에서 부족인원이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게 통계청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8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일자리정책 포럼'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2%대 초반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고용과 더 밀접한 내수 증가세는 둔화함에 따라 (내년) 고용 여건은 올해보다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을 21만 명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망치인 32만 명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 상반기 24만 명, 하반기 17만 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해 하반기로 갈수록 고용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업률은 올해 2.7%에서 내년 3.0%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 상황을 반영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고용지표는 상황이 녹록잖은 편이다.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 수는 67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1000명 늘었다. 지난 2021년 3월 이후 32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11월 취업자 증가 폭은 1년 전보다 27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8월(26만8000명)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20만 명대로 주저앉았다.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1만1000명 줄었다. 올 1월 3만5000명 감소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