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 "우발채무는 2조5000억 정도"에코비트·블루원 매각 제시…사재출연·SBS 언급 없어강석훈 "주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워크아웃 동의 75% 빨간불
  • ▲ 3일 오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 3일 오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3일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자구안을 제시했다. 태영건설 최대주주 TY홀딩스가 보유한 에코비트와 블루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3일 오후 채권단 400여곳과 함께 태영건설 설명회를 가지고 태영건설이 제출한 자구안을 논의했다. 산은은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이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이날 설명회 모두에 호소문을 통해 "일부 보도에 부동산 PF 규모가 9조원으로 나왔지만, 실제 문제가 되는 우발 채무는 2조5000억원 정도"라며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임직원 모두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태영그룹 측이 제출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태영건설 보증채무는 총 9조5044억원으로 이 중 유위험보증(우발채무)는 2조5259억원이다. 우발채무에는 브릿지보증 1조2193억원, PF 분양률 75% 미만인 보증 1조3066억원이 포함된다.

    나머지 8조원에 가까운 규모는 무위험보증이란게 태영그룹의 설명이다.

    태영그룹은 워크아웃이 이뤄지면 종합환경기업인 에코비트, 골프장 운영업체인 블루원 등 계열사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을 밝혔다.

    에코비트는 TY홀딩스가 지분 50%, 윤 창업회장의 아들 윤석민 회장이 25.5%을 보유한 회사다. 또 블루원은 TY홀딩스가 지분 87.74%, 오너 일가가 12.26%를 보유했다.

    태영그룹은 앞서 매각한 계열사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포함해 태영건설 유동성을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윤 회장의 사재출연이나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태영그룹 측은 "SBS는 방송사이고 제약 요건이 많아 매각 의견을 드리기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을 TY홀딩스에 대부분 투입하고 태영건성에는 400억원만 지원했다는 점에서 진정성 논란을 빚고 있다. 산은은 매각대금 중 남은 1149억원을 오늘까지 태영건설에 지원하도록 요청했지만, TY홀딩스 채무 변제에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답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그룹이 SBS 지분을 보유한 TY홀딩스만큼은 남기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채권단은 태영그룹 측의 자구안에 실망을 감추지 않는 분위기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새로운 내용이 없어서 굉장히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양재호 산은 기업구조조정1실장은 "워크아웃을 진행하기에는 현재까지 자구안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설명회 직후 백브리핑에서 "태영그룹이 당초 약속한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점은 주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며 "워크아웃의 대전제는 태영과 대주주의 충분한 자구노력인 만큼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채권단의 원만한 협조와 시장 신뢰 회복을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