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행 통해 서민주택 건설 및 재개발 등에 정밀·맞춤형 지원 방식""주요 사업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추가 자금지원 있을 수도"
  •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위안화를 선보이고 있다. 220916 ⓒ뉴시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위안화를 선보이고 있다. 220916 ⓒ뉴시스
    중국 중앙은행이 당국의 경기 부양 방침에 맞춰 중국 내 정책은행 3곳을 통해 한화 64조원 규모의 자금을 풀기로 했다.

    5일 중국 경제일보에 따르면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 중국농업발전은행은 지난달 3500억위안(약 64조5000억원) 규모의 담보보완대출(PSL, Pledged Supplemental Lending)을 순증했다.

    중국 당국이 PSL 확대에 나선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0개월여 만의 일이다. 이번 순증으로 PSL 총잔액은 3조2522억위안(약 599조원)이 됐다.

    PSL은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특정 목적에 맞게 대출자금을 활용하도록 저금리로 정책은행 3곳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선별적 통화정책 수단이다. 정책은행은 인민은행에 대출채권을 담보로 제공하고 저개발지역·농업·중소기업 등 경제적 뒷받침이 필요한 특정 취약부문으로 대출을 확대한다.

    이 제도는 인민은행이 2014년 주택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개발은행에 저금리 자금을 지원하면서 처음 도입됐고, 이후 대출 대상 기관은 농업발전은행(주로 수리사업)과 수출입은행(해외투자)으로 확대됐다.

    중국 금융가에선 증액된 3500억위안이 △보장형 주택(저가 서민주택) 건설 △공공 인프라 건설 △성중촌(城中村, 도시 내 낙후지역) 개발 등 당국이 강조해온 '3대 사업'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9월 이런 3대 사업에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둥시먀오 자오롄금융 수석연구원은 "이번에 증액된 PSL은 3대 사업 건설에 쓰일 것 같고, 이는 부동산시장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 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동시에 통화정책이 더욱 탄력적이고, 적절하며 정확하고, 효율적일 것이라는 긍정적 신호를 발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PSL은 기한이 비교적 긴 중장기 유동성 공급이고, 정책은행을 통해 특정 사업에 정밀·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라며 "도입 이래 중점영역과 중대 사업, 투자 안정·선도 등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부연했다.

    신용평가사 둥팡진청의 왕칭 수석거시분석가는 "이번 PSL 대규모 증액은 3대 사업이 2024년 초 전면 가동된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자금원이 안정되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 진작으로 갈 것"이라고 짚었다.

    화타이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2022년 PSL이 총 6300억위안(약 116조원)에 달했던 만큼 이번 대출이 5000억위안(약 92조원) 규모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밍밍 중신(CITIC, 시틱)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현재 3대 사업에는 대규모 중장기 저금리 자금이 필요해 후속 PSL이 계속 투입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책은행 가운데는 곧장 시장에 유동성을 풀어주는 '행동'에 나선 곳도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개발은행은 철도 인프라 건설을 위해 1055억위안(약 19조5000억원)을 대출하기로 했다. 대출금은 △구이양~난닝 △청두~쯔궁~이빈 △산터우~산웨이 △난창~징더전~황산 등 고속철도 노선(총연장 약 2300㎞) 개통·운영에 투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