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조달 차질… 2주간 가동 중단 모델Y 배터리 1만4000여대분 이상 줄 듯"수개월 지속 우려"… 분기 실적 영향 불가피"아직 타격 없어… 추후 생산조절 가능"
  • ▲ 예멘 후티 반군의 헬리콥터가 지난달 홍해에서 나포한 화물선 ‘갤럭시 리더’ 위를 비행하고 있는 모습. 후티 반군은 지난달 20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홍해ⓒ로이터 연합뉴스
    ▲ 예멘 후티 반군의 헬리콥터가 지난달 홍해에서 나포한 화물선 ‘갤럭시 리더’ 위를 비행하고 있는 모습. 후티 반군은 지난달 20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홍해ⓒ로이터 연합뉴스
    우려했던 홍해발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독일에 공장을 둔 테슬라는 홍해 사태로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자 2주간 공장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모델Y 배터리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도 연쇄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테슬라에 따르면 회사는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의 가동을 1월 29일부터 2월 11일까지 중단할 예정이다.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선박들이 우회하면서 독일로 반입되는 부품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베를린 기가팩토리에서 모델Y를 생산한다. 모델Y는 2170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는데, LG에너지솔루션이 주 공급사다. 테슬라의 베를린 기가팩토리가 문을 닫을 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1년이 52주라는 것을 고려할 때 베를린 기가팩토리가 2주간 가동을 멈출 시 연간 생산능력의 3.8%를 포기하게 되는 셈이다. 베를린 기가팩토리는 매년 37만5000대의 모델Y를 생산할 수 있는데, 최소 1만4250대를 생산할 기회가 사라지는 것.

    이번 베를린 기가팩토리 가동 중단은 모델Y가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를 달리고 있는 차종이라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모델Y는 지난해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였으며 테슬라의 유럽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배터리 재고조정을 단행했고, 이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의 소형 원통형 배터리 판매도 감소했다. 이번 베를린 기가팩토리 가동 중단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소형 원통형 배터리 판매는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 쇼크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조14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역성장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3382억원에 그쳐 전분기 대비 53.7%나 급감했다.

    베를린 기가팩토리의 가동 중단이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의 CEO 빈센트 클레르크는 “홍해 무역로가 다시 문을 여는 데 수개월이 걸릴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세계 경제, 기업, 소비자가 경제 및 인플레이션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베를린 기가팩토리 가동 중단이 미칠 영향과 관련해 “확인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