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이자비용 50% 증가에 순익 7개사 중 최하위 '뚝'흔들리는 '우리금융지주 장남' 위상…박완식 대표도 임기 만료 임박흩어진 영업본부, 단일 그룹으로 조직 개편…'효율성-시너지 극대화'완성된 독자 결제망 기반 가맹점·회원 확보 총력…경쟁력 강화 '드라이브'
  • ▲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 ⓒ우리금융그룹
    ▲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 ⓒ우리금융그룹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 마지막 해를 앞두고 과감한 조직 개편에 나섰다. 지난해 대대적인 자체 카드 리뉴얼에도 불구하고 업황 침체로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영업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실적 반등의 초석을 마련해 연임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올해 경영의 핵심은 '영업력 강화'다. 지난해 우리카드는 금리 상승 등 업계 공통의 악재로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실적 하락을 예상했지만, 그보다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별도 순이익은 1125억원으로, 전년동기 1776억원에 비해 36.6% 줄어들었다. 특히 분기 기준으로는 2022년 3분기 444억원에서 22.8% 감소한 342억원에 그치면서 2022년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감익 기조가 이어졌다.

    특히 경쟁사인 하나카드 1266억원보다 적은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7개 카드사(신한·삼성·롯데·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급증한 이자비용이 실적에 주된 영향을 미쳤다. 우리카드의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은 2708억원으로, 전년동기 1806억원에 비해 49.9% 증가하면서 우리은행에서 인적분할된 2013년 이후 3분기 누계 기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연말을 맞아 우리금융 임직원들에게 적은 손편지에서 "실적에서는 아쉬움이 남아있다"고 언급한 부분을 고려하면 우리카드는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는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에서 은행 다음으로 이익기여도가 큰 회사다.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의 장남'으로 꼽았을 정도다.

    ◇만기 앞둔 박 대표, 사업경쟁력 강화 통해 유의미한 실적 목표
    취임 이후 실적 부진이 시작된 데다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박 대표 입장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 대표는 독자 회원과 가맹점을 확대해 독자 카드로의 신속한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해외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미래 성장기반을 마련하자고 했다.

    영업비용 재점검과 디지털 기반 프로세스 자동화 등으로 내실을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고위험 고객을 선제 관리하고 연체 회수를 극대화해 자산건전성을 개선하고 조직문화를 혁신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박 대표는 영업력 강화를 1순위 목표로 삼고 과감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1그룹 체제를 3그룹 체제로 재편했다. 기존 경영지원그룹이 해체됐고 카드서비스그룹과 금융서비스그룹, 디지털·IT그룹이 신설됐다.

    흩어져 있는 영업 관련 본부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었다. 카드서비스그룹 아래 마케팅본부와 기업영업본부, 채널영업본부, 영업추진본부를 배치했다. △가맹점 영업 △은행 영업 △제휴영업 △기업영업 △마케팅전략 등 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책임자를 선임해 업무추진력을 극대화한다. 각 업무 간 시너지 창출도 기대된다.

    비카드사업부문의 역량도 함께 강화한다. 기존 금융사업본부가 금융서비스그룹으로 격상했다. 금융서비스그룹은 할부금융, 카드 대출, 글로벌사업 등을 담당하며 수익 다변화를 책임지는 조직이다.

    디지털부문 조직도 그룹 차원으로 재편했다. 영업을 책임지는 2개 그룹과 미래 성장을 책임지는 1개 그룹 등 '3그룹 체제'를 구축했다. 디지털·IT그룹은 산하에 IT본부와 D&D사업본부를 배치했다.
  • ▲ 우리카드. 사진=정상윤 기자
    ▲ 우리카드. 사진=정상윤 기자
    ◇돌아온 '카드의정석'…가맹점-회원 수 확대 구축 박차
    우리카드는 '자체 결제망 구축'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독자결제망 구축과 첫 독자 브랜드로 '카드의정석' 3종을 새롭게 출시하는 등 자체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다. 카드의정석은 2018년 4월 정원재 전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선보인 브랜드다. 출시 2년 8개월 만에 800만좌 발급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김정기 사장이 취임하면서 우리카드는 'NU(뉴)'라는 새 브랜드를 발표해 '카드의정석'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다만 MU 시리즈 발급 실적이 '카드의정석'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던 만큼 박 대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흥행카드'를 다시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글로벌 호텔 체인 그룹 '아코르'와 자체 브랜드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까지 선보였다.

    자체 카드 상품의 대대적인 리뉴얼과 함께 가맹점 확대를 통한 수익 기반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박 대표는 우리카드가 전업카드사 가운데 가장 늦게 결제망을 갖춘 만큼 가맹점 확보가 중요하다고 여겼다.

    실제 우리카드가 결제망 구축을 완료한 지금도 우리카드의 독자가맹점으로 등록되지 않은 곳에서는 기존과 같이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대표는 가맹점 영업본부를 신설하고 빠르게 가맹점 모집에 나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카드의 독자가맹점 수는 143만곳으로, 최대 가맹점을 보유한 BC카드 349만개의 60% 수준이다. 카드 회원 수도 745만명으로, 전년동기 731만명보다 14만명가량 늘었다.

    우리카드 측은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 및 영업효율화를 통해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겠다"며 "독자 카드 고객 기반 확대를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64년생인 박 대표는 동대부고와 국민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우리은행(옛 한일은행)에 입행해 정통 뱅커의 길을 걸었다.

    우리은행 △강남2영업본부장 △중소기업그룹 및 개인그룹·디지털금융그룹 상무 △영업·디지털그룹 및 영업총괄그룹 집행부행장보 △개인·기관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역임했으며 영업은 물론, 디지털부문에 대한 전문성도 뛰어나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