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성과급 130%-사기진작금 100만원 노동위 권고안 제시"합리적 성과급 요구에도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4월1일 총파업지난해 우리카드 연봉, 전년比 13% 올라…금융지주 계열 4사 중 최고작년 인당 순익은 가장 낮아…"업황 악화에 수익성 하방압력까지 가중"
  • ▲ 우리카드. 사진=권창회 기자
    ▲ 우리카드. 사진=권창회 기자
    우리카드 노사가 임금협상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파업 전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이달 중 양측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내달부터 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한다. 현실화할 경우 2013년 우리카드 창립 이후 첫 노사분규가 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방노동청 노동위원회는 4월1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우리카드지부의 총파업을 앞두고 2차 조정회의를 열었다. 노사가 6시간에 걸쳐 '마라톤' 협의를 진행했지만, 사측은 끝내 노동위가 제시한 권고안을 최종 거절하면서 결렬됐다.

    당시 노조 측은 노동위 조정위원의 권고안을 내밀었다. 노동위에서는 △특별보로금(성과급) 130% △사기진작금 100만원 지급을 권고했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실적이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 독자 카드사업 전환과 우리금융지주 IT 거버넌스(지배구조) 개편으로 비용 부담을 떠안은 만큼 지난해 실적 하락이 카드사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개념에서 시작했다.

    게다가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그룹 내 같은 계열사인 우리은행 직원들도 이와 비슷한 성과급을 받았고, 우리카드가 은행의 70% 수준이라는 계산이 근거다. 우리은행은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92%를 지급하기로 했다.

    은행과의 역차별은 또 있다. 앞선 조직개편을 통해 카드사로 전직한 IT 계열사 우리FIS 직원들은 사기진작금을 받지 못했다.

    이에 반해 우리은행 소속으로 옮긴 우리FIS 직원들은 사기진작금으로 200만원의 '꿀머니'를 지급했다. '꿀머니'는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우가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그러나 사측이 제시한 성과급 수준은 70%에 불과했다. 또 노조가 원했던 대표이사 참석도 성사되지 않았다.

    장문열 금융노조 우리카드지부 위원장은 "순이익에 비해 합리적으로 성과급을 요구했고, 노동위도 노조 입장이 옳다고 생각해 권고안을 제시했는데, 사측에서는 그것도 과하다고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위에서 최종 결정권을 가진 CEO의 참석을 권고했음에도 역시나 참석하지 않는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조정절차는 아예 끝난 상황으로, 현재 협상에 진전된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노동위 2차 조정이 최종 결렬됨에 따라 공식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13~14일 조합원 7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에서도 전체의 99.4%(792명)가 총파업에 찬성한 만큼 투쟁동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내달 1일 전직원 휴가를 통해 경고성 파업을 진행한다. 이후에도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파업 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장문열 위원장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 대표이사와 남은 임기를 함께할 수 없다"며 "앞으로는 대표이사 퇴진운동까지 전제하고 지주에도 요구하면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우리카드. 사진=정상윤 기자
    ▲ 우리카드. 사진=정상윤 기자
    사측은 노조 입장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순이익이 1120억원으로 전년 2047억원 대비 반토막 난 상황(-45.2%)에서 무리하게 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지난해 우리카드의 평균 연봉은 1억369만원으로 전년 9146만원에 비해 13.3% 오른 상태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4곳 가운데 유일하게 임금이 상승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같은 기간 1억2659만원에서 1억979만원으로 13.2% 감소했으며 신한카드(1억2740만→1억2231만원), 하나카드(1억1281만→1억1180만원)도 각각 -3.99%, -0.89% 줄어들었다.

    특히 실적이 반토막나면서 인당 순이익은 4개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으로 산출한 인당 순이익은 △신한카드 2억3736만원 △하나카드 2억3021만원 △KB국민카드 2억2485만원 △우리카드 1억2662만원 순이다.

    뿐만 아니라 카드이용실적 위축 전망, 이자·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 하방 압력까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혁신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와 금리 상승 등 신용카드사를 둘러싼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익 보전을 위해 △카드비용 절감 △여신성자산 확대 △자본효율화 전략 등을 펼치고 있지만, 이는 결제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약화하고, 보유자산의 잠재적 부실 위험을 높이며, 유사시 손실흡수력 약화를 시킨다는 점에서 영업‧재무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우리카드 측은 노조와 타협점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아직 대화 창구가 열려있고, 지속해서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회사가 잘 되면 당연히 직원들에게 보상하겠다는 것이 사측 입장이다. 조속하고 원만한 합의를 통한 정상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