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해외수주액 333억달러…직전년比 7% 성장발주국 1위 美 실적집계이래 최초…1년만 '3배↑'제조공정·기술유출 우려…건설계열에 일감 발주
  • ▲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위치한 삼성의 파운드리 공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캡처
    ▲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위치한 삼성의 파운드리 공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캡처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기술 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기업들 미국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우리기업 참여를 원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기업인 삼성, SK를 비롯한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계열 건설사들의 호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22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기업 해외 수주실적은 333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310억달러 대비 7%이상 성장했다.

    특히 미국은 1965년 실적집계이래 처음으로 수주 1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만 직전년 보다 약 3배 늘어난 100억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선진시장에서 거둔 성과인만큼 의미가 크다. 미국 등 선진시장은 기존사업 실적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한편 인력고용‧하도급 등 사업수행관련 제도가 복잡해 실적‧경험이 없는 신규기업의 경우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 국내 제조업체의 미국내 생산설비 증가로 공사수행 건수가 늘어나면서 각그룹 건설계열사들이 의미있는 수주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첨단전략산업인 반도체 등 보안이 필수인 생산시설 경우 그룹 건설계열사들이 대부분 도맡아 진행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업체 생산공장이나 연구개발(R&D)센터 등은 기술유출 우려 때문에 대부분 그룹계열사가 짓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반도체기업 삼성전자를 계열사로 둔 삼성물산은 지난해 북미지역에서만 50억달러이상의 수주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78.1%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2022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북미서 41억달러를 수주한 현대엔지니어링도 대부분 현대차그룹 주요계열사 자동차부품 및 배터리생산 공장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미국 조지아 배터리공장 신설공사 2건을 수주했다.

    이어 SK에코엔지니어링(3억8835만달러), SK에코플랜트(3억8058만달러) 순이다. 두 회사는 SK그룹 계열사다. SK에코플랜트가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을, SK에코엔지니어링이 그외 그룹공사를 진행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22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면담을 갖고 반도체·배터리·그린·바이오 등 핵심 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대규모 신규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대적인 공급망 재편을 시도하고 있는 미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우방국 투자를 유도하면서 향후 건설사들의 안정적인 해외수주고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는 "제조업체 공사 등을 통해 현지 노하우와 실적을 축적할수 있게돼 향후 선진시장 진출 확대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