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22년 시장 규모 71%↑·수출 2배 이상 급등농식품부 "가루쌀 육성해 가공산업 성장세 견인"제3차 쌀가공산업 육성 기본계획 발표
  • ▲ 농림축산식품부. ⓒ뉴데일리DB
    ▲ 농림축산식품부. ⓒ뉴데일리DB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120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쌀 가공식품이 높은 성장세를 보여 새로운 효자 품목으로 등극했다. 국내에서도 개인 쌀 소비량은 감소했으나 쌀 가공식품 소비량은 증가한 만큼 정부는 관련 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120억2000만 달러(잠정)로 전년보다 0.5%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품목별로 보면 라면·과자류·음료 등 가공식품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쌀을 원료로 한 쌀 가공식품은 전년대비 18.9% 상승한 21억6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쌀 가공식품 소비량은 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7㎏으로 전년보다 0.4% 감소했다.

    반면 한국쌀가공식품협회가 최근 발간한 '라이스 업 라이프 업(RICE UP LIFE UP) 봄호'를 보면 지난해 식료품·음료 제조업 등 제품 원료로 쌀을 소비한 양은 56만9647t으로 전년대비 8.2% 증가했다.

    23일 정부는 국내외 시장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는 쌀 가공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제3차 쌀 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기본계획(2024~2028)'을 발표했다. 이는 2011년 11월 쌀가공산업법이 제정되면서 5년마다 수립하는 법정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2028년까지 쌀 가공산업 국내 시장 규모를 17조 원, 수출을 4억 달러로 2배 이상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쌀 가공산업 시장 규모는 2017년 4조9000억 원에서 2022년 8조4000억 원으로 71.4% 성장했다. 이 기간 수출 역시 7200만 달러에서 1억8200만 달러로 152% 급등했다.

    정부는 △미래 유망품목 집중 육성 △국내외 수요기반 확대 △산업 성장기반 고도화 등 3대 주요 과제를 설정하고 가루쌀 산업생태계 조성, 수출 확대 등 9개 세부 과제를 추진한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앞선 제2차 기본계획과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며 "2차가 생산과 공급 중심이었다면 이번 3차 계획은 밸류체인상 소비까지 범위를 넓혀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타겟품목이 무엇인지 밝힌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우선 국내외 식품 소비 유행을 고려해 간편·건강·K-푸드·뉴트로 등 4대 시장전략을 토대로 10대 유망품목을 육성한다. △간편 가공밥·죽 △도시락·김밥 △떡볶이 △냉동떡 △쌀 증류주 △쌀 음료 △쌀국수 △혼합면 △쌀빵 △쌀과자 등이다.
  • ▲ 쌀 가공산업 육성계획 주요내용. ⓒ농림축산식품부
    ▲ 쌀 가공산업 육성계획 주요내용. ⓒ농림축산식품부
    특히 새로운 국산 식품원료로서 지난해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 가루쌀의 생산·유통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식품·외식업계와 협력해 제품개발과 판매경로를 다각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수입 밀가루 수요의 10%에 해당하는 20만t을 가루쌀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가공용 쌀 소비량을 지난해 57만t 규모에서 2028년 72만t으로 확대해 쌀 수급 안정 기능을 강화한다.

    농식품부는 2028년까지 한국글루텐프리인증(KGFC)을 받은 기업 100개를 육성한다. 해외 주요 글루텐프리인증을 받은 쌀 가공업체 수도 지난해 3개에서 10배 증가한 30개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수출액 4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쌀 가공식품 수출을 선도할 대표기업을 200개로 확대한다. 농식품부는 △바이어 매칭 확대 △현지 공략 △K-Culture 등 주요 수출국·품목별 특화전략을 수립하고 맞춤형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원료공급, 연구·개발(R&D), 시설·경영 등 산업 성장기반 고도화로 경쟁력도 끌어올린다.

    농식품부는 안정적인 원료공급 체계 구축을 위해 가공용 쌀 민간조달을 활성화하고 정부양곡 공급의 예측가능성과 품질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내년부터 업체가 연간 원료사용 계획을 연말에 수립할 수 있게 중장기 공급계획과 업체별 공급계획을 조기에 통보한다.

    또한 가루쌀을 중심으로 한 가공용쌀 전용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계약재배 지원 등 민간조달을 활성화한다. 생산단지-미곡종합처리장(RPC)-가공기업을 연계한 유통경로도 확보한다. 이 과정에서 가루쌀 재배농가에 대한 전략작물직불제를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 식량정책관은 "올해 전략작물직불제 단가를 200만 원으로 올렸다"며 "정부가 매입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시장 규모를 확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추가 인센티브를 줘서 민간유통경로를 만드려고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가루쌀 육성 기반기술과 수출 과정에서 품질이 유지될 수 있는 기술 등 신시장 창출에 필요한 '쌀 가공식품 10대 핵심기술'을 선정하고 R&D를 지원한다.

    시설과 경영을 위해 쌀 가공육성지원자금 규모를 지속 확대 추진하고 △수요를 반영한 전문교육 과정 편성 △교육 전문기관 연계 실습교육 강화 △떡 제조기능사·주조사 등 자격증 취득 연계 등 전문인력 양성 지원으로 기업 경쟁력도 강화한다.

    전 식량정책관은 "쌀 가공산업 육성으로 우리 쌀 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고 쌀 소비 확대로 안정적인 수급 유지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며 "최근 냉동김밥·떡볶이 등 해외시장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다양한 쌀 가공식품의 국내외 판촉을 적극 지원해 현재의 성장세를 강력히 견인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