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따오 맥주, 500ml 8캔에 1만원 행사… 재고 떨이 중작년 이마트24 단독 출시 '랜더스 한정판' 결국 이마트-에브리데이로수요 감소에 커진 재고 부담… 작년 11~12월 수입 70~80% 감소
  • ▲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칭따오 랜더스 파오 에디션.ⓒ강필성 기자
    ▲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칭따오 랜더스 파오 에디션.ⓒ강필성 기자
    ‘오줌 맥주’ 사태 이후 중국 대표 맥주인 칭따오 맥주의 굴욕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유통점에서 재고 떨이를 위한 파격 할인판매를 시작하면서 국산 맥주보다 저렴해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칭따오 맥주를 수입·유통하는 비어케이의 재고 부담이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마트는 ‘칭따오 랜더스 파오 에디션’ 500ml 캔을 8개에 구매시 976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계열사 이마트에브리데이에서도 8캔에 1만원 판매 중이다. 

    통상 맥주 500ml캔의 행사가가 4~5캔에 1만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칭따오 맥주의 이번 할인율은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이는 국산 맥주는 물론 발포주보다도 저렴한 가격이다. 

    사실 ‘칭따오 랜더스 파오 에디션’은 지난해 7월 편의점 이마트24 단독 한정판 상품으로 출시됐던 제품이다. 칭따오 맥주의 판다 캐릭터가 야구단 SSG랜더스의 유니폼을 입은 것이 특징.  출시 당시 가격만 해도 1캔 4500원, 4캔 행사가로 1만2000원에 판매됐다. 이런 한정판의 행사가가 절반 이상으로 떨어진 것은 현재 칭따오 맥주의 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한정판 제품은 작년 한해만 제한적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었지만 10월 들어서 중국 칭따오 맥주 생산 공장의 맥아 보관소에서 한 남성이 소변을 보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사정이 변했다. 

    칭따오 맥주에 ‘소변 맥주’라는 오명이 붙으며 그야말로 판매가 급감, 대량의 재고가 남아버린 것이다. 심지어 ‘칭따오 랜더스 파오 에디션’은 신세계그룹의 SSG 랜더스와 협업해 디자인한 상품인 탓에 다른 채널 유통도 어려웠다.

    이마트24 단독 상품이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로 넘어간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는 협력사 재고 소진을 돕는 차원에서 칭따오 맥주의 할인 판매에 나서게 됐다는 설명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세 인상과 원가 상승으로 맥주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는 상황에서 8캔 1만원 이하로 판다는 것은 사실상 손해를 보고라도 재고를 털겠다는 의미”라며 “그만큼 재고부담이 심각하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칭따오 맥주의 수입량은 ‘소변 테러’가 발생한 지난해 10월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수입되는 맥주는 지난해 10월 2281.0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3972.6톤에 비해 42.6% 감소했다. 이어 11월과 12월에 491.6톤, 673.5톤을 수입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1%, 76.7% 줄었다. 중국 수입 맥주의 대다수를 칭따오 맥주가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수입의 감소는 국내 수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런 경향성은 올해 들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칭따오 맥주를 국내 수입, 유통하는 비어케이는 앞선 작년 11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