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영업익 4조원 시대, IDC·클라우드 성과연 평균 두 자릿수 5G 가입자 증가율 1% 뚝5G 가입자 이탈에 ARPU 하락 불가피3만원 요금제 등 정부 규제에 실적 선방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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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비통신 분야의 성과에 힘입어 연간 합산 영업이익 4조원 시대를 열었다. 다만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증가율이 정체된 데다가, 정부의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올해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023년 이통3사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49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오를 전망이다. 이는 5G 가입자 및 인터넷데이터센터(IDC)·클라우드 등 신사업 성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별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SK텔레콤 1조7424억, KT 1조6896억원, LG유플러스 1조647억원으로 점쳐진다. 비통신 영역인 IDC·클라우드 사업의 경우 두 자릿수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B2B 실적이 크게 올랐다.

    5G 가입자 수 증가에 따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상승이 반영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고가 요금제로 분류되는 5G 가입자들이 늘면서 매출에 반영된 것. 

    하지만 5G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이통3사의 올해 실적은 어두울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3251만 2440명으로 집계됐다. 5G 가입자 성장률은 1년간 18% 증가했지만, 직전 년도 34% 성장 대비 16% 포인트 감소했다.

    월 대비 기준으로는 1%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9월에는  5G 가입자 증가율이 사상 첫 0%대로 주저앉기도 했다. 5G 가입자는 지난해 3월 이후 둔화세를 보이면서 LTE 가입자 증가율(2~3%)과 알뜰폰 5G 가입자 증가율(2%)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총선을 앞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이 더해지는 것도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T에 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저가요금제로 가입자가 이동할 경우 이동통신 부문 수익 지표이자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ARPU 하락이 불가피하다. 5G 스마트폰 상관없이 LTE 요금제를 교차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한 것도 5G 가입자 이탈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조금 추가 지급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와 CAPEX(설비 투자)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상대적으로 투자가 정체되면서 ARPU 하락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이통3사의 올해 실적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통신 매출 정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5G 요금제 다양화가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기정통부 권고로 무료 제공 데이터별로 촘촘하게 5G 요금제가 설정되고 있다는 점은 큰 부담"이라며 "LTE 가입자들의 5G로의 이동을 감안해도 2024년 ARPU 하락 폭이 커질 것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