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채 수요예측에 모집액 8배 웃도는 ‘뭉칫돈’모집 금액 1200억원서 2330억원으로 2배 증액이자비용 10억원 늘지만… “중장기 성장 전략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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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렌탈이 연초부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8배 웃도는 자금 확보에 성공했다. 올해 견조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다음 달 2일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2330억원을 발행한다. 2년물 1200억원과 3년물 1130억원을 나눠 발행하는 방식이다. 

    당초 롯데렌탈은 1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5일 수요예측에서 약 8배에 달하는 9370억원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1130억원의 증액을 결정했다. 

    회사는 조달하는 자금을 전액 채무상환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다음 달 26일과 27일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사채 1700억원과 29일 만기를 앞둔 기업어음(CP) 700억원 등 총 2400억원이다. 

    롯데렌탈이 조달한 자금은 과거 발행한 회사채보다 금리가 높은 편이긴 하나 이 또한 개별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현재 롯데렌탈의 2년물과 3년물 개별민평금리는 4.4~4.5% 구간에서 형성돼 있는데, 희망 금리 범위로 2년물 –8bp(1bp=0.01%포인트), 3년물 –6bp를 제시했다. 회사는 대략적으로 기존 이자비용 대비 10억원 정도 금융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넉넉한 현금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발행을 택한 것은 회사의 전략 방향 때문으로 해석된다. 작년 3분기말 기준 롯데렌탈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856억원에 달한다.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를 충분히 차환할 수 있는 금액이다. 그럼에도 더 높은 금융비용을 더 지불하고 돈을 빌리는 것을 택한 것이다. 

    현재 롯데렌탈은 지난해 하반기 발표한 새로운 중장기 성장 전략에 따라 다방면에서 변화를 추진해오고 있다.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는 ‘2023 롯데렌탈 CEO IR DAY’에서 ‘풀 라인업’ 역량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승용 중고차 및 상용차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사고 리스크 관리와 고객 리텐션을 통한 수익성 개선 ▲단기렌터카 및 카쉐어링 강화 ▲신규 해외 시장 진출 ▲일반렌탈 사업의 산업재, 로봇 시장 집중 등을 이행 중이다. 

    롯데렌탈은 이를 통해 2025년 매출 3조6700억원, 영업이익 49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정량적 목표도 내세웠다. 2022년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59%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기보유한 현금은 중장기 경영계획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미래사업을 위한 신성장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자부담은 소폭 늘어나지만 회사는 크게 부담이 없다는 입장이다. 견조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올해도 호실적이 전망돼서다. 올해도 시장 1위 사업자로서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통해 안정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롯데렌탈이 연결기준 매출액 2조8668억원, 영업이익 3307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금리인하 정책이 가시화하는 경우 회사의 금융비용 축소를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롯데렌탈은 신차 구매를 위해 일반적으로 부채비율 380~40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 연간 순금융비용으로 약 1300억원 이상을 지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2년 영업이익 3084억원의 40%를 웃도는 수준이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하는 경우 이에 따른 순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이창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고차 매각 축소 기조가 유지되며 단기적으로 실적 둔화 가능성은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중고차 렌탈 확대 효과가 나타나며 안정적 이익 확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중고차수출 사업 확대를 통한 증익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