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스‧니케이225 등 일본 주요 지수 연일 30여년 만에 최고치금리하락·환차익 효과 동시 노린 ETF 개인투자자 자금 유입BOJ 금융완화 정책 유지…저평가된 엔화 가치 반등 가능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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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증시가 역사상 최고의 활황을 맞음과 동시에 엔저(低)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이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올해 엔화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엔화 반등 시 추가 수익을 내는 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ODEX 일본TOPIX100, TIGER 일본니케이225, ACE 일본Nikkei225(H) 등 일본 증시를 추종하는 ETF들은 연초 이후 각각 7~9%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ETF는 도쿄거래소 지수에 기반한 225개 종목 혹은 시가총액 상위 100개 등 종목을 분산해 담아 투자하는 상품으로, 일본 증시가 고공행진을 펼치는 데 따른 수혜를 입고 있다. 

    실제 일본 증시는 지난 1990년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점을 찍고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던 토픽스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7% 상승했으며, 니케이225 지수도 8% 이상 올랐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나홀로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우리 원화와 비교해 엔화값이 낮은 '엔저' 현상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점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일본 투자를 부추기는 요소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지금이 엔테크(엔화+재테크)를 하기에 적절한 시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일본 지수를 추종함과 동시에 앞으로 엔화의 가치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관련 ETF에 유입되는 자금이 늘고 있다. 

    일례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일본TOPIX100의 순자산액은 지난달 31일 기준 198억 원으로 최근 한 달간 9.1% 증가했다. 이 ETF는 일본 토픽스100 지수를 추종하는 환 노출형 상품으로, 원·엔 환율이 오르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일본엔선물 ETF도 순자산액이 1342억 원으로 지난 1년간 무려 510%(1122억 원) 상승했다. 

    원‧엔 간 환율을 기초로 엔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해당 ETF는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국내 상장된 통화선물 ETF 중 순자산 규모 1위에 올라섰다. 2022년 전체 개인 순매수 규모는 157억 원에 불과했으나 작년엔 1125억 원에 달하는 등 약 10배 이상 큰 관심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일본중앙은행(BOJ)이 올해 금융완화 정책 유지를 결정한 반면 GDP 성장률을 상향한 것을 미뤄보았을 때 일본 경제의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BOJ는 지난 달 23일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8%에서 2.4%로, 실질 GDP 성장률은 1.0%에서 1.2%로 조정했다. 우에다 총리는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임금상승률을 초과함에 따라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더라도 완화적 금융 환경은 계속된다"라고 밝혔다. 

    김천흥 삼성운용 매니저는 "기존 금융 완화 정책은 유지하되 GDP 성장률을 상향한 것은 일본 경제에 긍정적"이라며 "현재 일본은 코로나 이후 물가 상승에 따라 금리 인상을 단행한 대부분 국가와 달리 금리를 유지하면서 15년래 최대치 수준으로 원화 대비 엔화가 절하됐다"라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올해 미국의 금리 인하에 맞춰 한국을 포함한 타국가들도 금리 인하가 기대되는 반면, 엔화는 GDP 성장률까지 상향된 일본 경제의 견조함과 동시에 기존 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상대적 강세가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엔화 가치 변동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한 상품을 향한 자금 유입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도선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부문 매니저는 "엔화는 현시점에서 달러 대비 가장 평가절하된 통화"라며 "엔‧원 환율이 2010년대 이후 최저점 수준이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저점을 통과했다고 판단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 매니저는 "엔화는 국제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자산 배분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