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7000원에 잔여 지분 20.1% 인수잔여지분 매수한 뒤 자진 상장폐지공개매수 결정 후 쌍용C&E 주가 급증
  • ▲ 강원 동해 쌍용C&E 공장.ⓒ쌍용C&E
    ▲ 강원 동해 쌍용C&E 공장.ⓒ쌍용C&E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쌍용C&E 잔여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를 추진한다. PEF 운용사가 포트폴리오 기업의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것은 엑시트를 위한 선행절차로 공개매수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목적이다.

    5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이날부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쌍용C&E 주식 1억25만4756주를 매수할 예정이다. 이는 쌍용C&E 발행주식 총수의 20.1%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7000원으로 지난 2일 종가(6410원) 대비 9.2% 높은 수준이다. 전체 매입 규모는 7017억829만 원이다.

    현재 한앤코는 특수관계인 등과 공동으로 총 78.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쌍용C&E의 2대주주는 지분 5.0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공개매수는 내달 6일까지 31일간 진행될 예정이며 공개매수 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한앤코가 쌍용C&E를 인수한 건 지난 2016년이다. 2012년 당시 쌍용양회공업이었던 쌍용C&E 지분 일부를 취득한 뒤 2016년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경영권 지분을 가져왔다. 이때 인수에 들어간 금액은 총 1조4375억 원으로 이후 잔여 지분 인수,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지분율을 현재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투자금 회수를 위해 지난해부터는 쌍용C&E의 자사주를 취득해 유통주식수를 줄여왔다. 작년 한 해 동안 쌍용C&E는 총 600억 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일부는 소각을 마쳤다.

    또 지난해 레미콘 사업을 매각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해 둔 상태다. 한앤코는 쌍용레미콘의 지분 76.9%와 토지와 건물을 처분하면서 3778억 원을 현금화했다. 2022년에는 약 2조 원 규모의 컨티뉴에이션(같은 자산을 새 펀드로 옮겨 담는 투자) 펀드를 결성해 쌍용C&E의 투자자를 교체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이번에 한앤코가 직접 투입하는 자금은 3679억 원으로 공개매수가 종료되면 쌍용C&E의 상장폐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쌍용C&E는 한앤코에 인수된 뒤 매년 몸집을 불리며 매출을 키웠다. 2022년엔 역대 최대인 1조 96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앤코의 이 같은 행보는 쌍용C&E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통 PEF가 인수금융 등 차입금을 활용해 인수한 기업은 주가가 하락하면 인수금융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등의 리스크가 크지만 상장폐지 이후에는 우선적으로 기업가치 관리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실제 한앤코의 공개매수가 결정된 이후 쌍용C&E 주가는 크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쌍용C&E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대를 넘어섰다. 장 초반 52주 신고가를 기록 하면서 강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상장 시장에 공개되어있는 주가는 PEF가 관리하기 쉽지 않지만 비상장 상태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비상장 주식은 공정가치 평가 대상으로 기업가치를 회계법인 등에 제 3자 평가를 맡겨 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상장 시장가 대비 변동에 따른 영향이 적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