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전공의 이탈 시작20일 의대생 동맹휴학의협 "집단행동 전 회원 투표로 결정"강대강 대치 속 '의료대란'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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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대증원을 반대하는 의료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5대 병원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을 선언한데 이어 의대생들도 동맹휴학을 결의했다. 의사협회 비대위도 "의사 8만여명에 '집단행동' 여부 묻겠다"고 나섰다. 

    19일부터 전공의들이 이탈하고 20일 전국 의대생들이 집단휴학에 나설 경우 정부의 엄중 대응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여기 의사협회가 "전공의 등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 돌입"을 예고한 상태라 파장은 예측불허다.

    집단휴진이나 파업 등 당장 단체행동이 벌어지진 않겠지만 상당수 병원에서 의료차질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벌써 전공의 공백이 예고된 일부 병원에서는 수술이 중단되거나 늦춰져 환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강대강 대치가 아닌 신속한 합의점을 찾아야 할 시기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는 그간 "후배들과 같이 투쟁 노선을 그리겠다"고 공언했었지만 17일 열린 1차 비대위 회의를 통해 "단체행동 여부는 회원투표로 결정하겠다"고 결론을 냈다.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회원을 파악하는 절차가 남아있으며 투표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동네의원의 전면적 집단휴진 등 사태는 벌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총대를 멘 후배들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날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공의의 자발적 사직에 비대위는 동료 의사로서 깊이 공감하고 존중하며 지지한다"며 "정부가 면허 박탈을 예고하며 개인 의지를 꺾는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있는데 지속해서 겁박에 나서면 법적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태와 연관해 면허와 관련한 불이익이 가해진다면 이를 의사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간주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에 돌입할 수 있다"며 "후배들에게 피해가 발생한다면 모든 법률적 대응 책임을 비대위가 감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 단체행동 계획도 내놨다. 오는 25일 전국의사대표자들이 모여 규탄대회를 여는 한편 내달 10일에는 전 회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했다.  

    개원가 원장 중심으로 구성된 의협 비대위 차원에서 총파업 시점을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문제는 현실로 드러났고 이로 인해 의료 붕괴가 시작되고 있다. 
  •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서성진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서성진 기자
    ◆ 환자들 분통… 전공의 사직에 암수술 릴레이 연기
     
    동네의원 휴진은 미뤄졌으나 전국 대학병원, 상급종합병원에 소속된 전공의들의 대거 공백이 오는 20일로 정해지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수술이 밀린 환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날 난소암 4기 환자의 딸이라고 소개한 A씨는 '인턴, 전공의 의사 파업으로 암환자가 왜 피해를 받아야 하나요'라는 제목으로 국민동의 청원을 올렸다. 

    그는 "모친이 난소암 치료를 위해 국립암센터에 다니고 있는데 수술을 3일 앞두고 무기한 연기를 통보 받았다"며 "의료진은 현 상황에서 수술이 언제 다시 재개될지 모른다고 했다"고 두려움을 드러냈다.

    이어 "정부와 의사의 싸움에 왜 보호를 받아야할 환자들이 가장 큰 희생양이 돼야 하냐"며 "의사들이 주장을 펼치는 최선의 방법이 이것밖에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폐암 4기 환자의 아들이라고 밝힌 B씨가 "더는 약을 쓸 수 없어 의정부 소재 병원에서 수술받기로 했지만 수술 일정이 돌연 변경됐다"고 분노했다. 

    B씨가 올린 '입원 예약 안내문'에는 오는 19일 오후 3~4시 입원이 예정됐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응급실을 제외한 모든 의사가 파업해 출근을 안 하고 있어 수술을 진행할 수 없다"고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암환자를 돌보는 전국 주요 병원들은 다음 주부터 전공의 사직과 병원 이탈이 현실화될 것을 대비해 수술 일정을 급히 조정 중이다. 

    서울대병원은 폐암 등 수술을 연기했고 세브란스병원은 다음 주 수술 일정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뇌경색·뇌출혈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현재 대부분의 수련병원들은 병원 당직을 도맡았던 전공의들이 빠진 공백을 대체하기 위해 교수들이 당직을 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중증도 높은 환자가 많은 빅5병원 중심으로 의료대란이 벌어지면 사망자 속출이 불가피하다. 생과 사의 영역에서 환자 고통이 심화될 전망으로 신속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