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호텔 외부 자금조달 경력직 첫 공개 채용 나서신세계건설 레저부문 인수 비용 1800억원 조달 필요흑자전환 2년만에 대규모 외부 차입금 새로운 과제로
  • 조선호텔앤리조트(이하 조선호텔)이 자금조달 경력직 채용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내부 인력을 활용했던 재무 부서에서 외부 경력직 채용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조선호텔은 최근 신세계건설의 레저부문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거액의 자금 조달이 절실해진 상황. 

    업계에서는 외부 차입의 필요성이 높아진 조선호텔에서 자금조달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조선호텔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6일부터 26일까지 자금 분야의 5~10년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자금조달 및 운용, 결산 및 실적분석, 자금업무 관련 회계감사 대응 등 전반적 자금업무가 주요 업무다. 

    지금까지 내부 인력을 활용했던 재무부서에서 자금조달 관련 외부 경력직을 찾는 것은 처음이다. 공채 시즌이 아니고 채용 기간도 열흘에 불과해 어느 정도 외부 인력의 섭외가 이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교로운 것은 이 채용 시점이다. 조선호텔 이사회는 지난 14일 신세계건설로부터 레저 사업부문 일체를 1820억원에 사들이기로 한 바 있다. 신세계건설 레저사업은 경기 여주시 자유CC, 경기 여주시 트리니티클럽 등 골프장을 비롯해 실내외 물놀이 시설인 아쿠아필드, 조경사업 등이 포함됐다.

    이번 인수는 조선호텔의 호스피탈리티 사업역량 강화가 명분이었지만 사실상 유동성 위기에 빠진 신세계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였다. 신세계건설의 미분양과 PF 우발채무 등으로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조선호텔에서 유동성을 공급한 것.

    이번 거래로 신세계건설은 매각대금 182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뿐더러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는 2700억원 규모의 골프장 회원 입회금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반대로 이 과정에서 조선호텔은 상당한 부담이 불가피해졌다. 조선호텔의 지난 2022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7억원에 불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선호텔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불과 지난 2021년부터다. 앞선 2014년부터 약 7년간은 줄줄이 영업손실을 기록해왔다. 이 때문에 2022년 기준 조선호텔은 여전히 3443억원 규모의 결손금이 쌓여 있다. 

    그런 조선호텔이 신세계건설 레저사업 인수를 위해서는 결국 외부 차입이 필연적이다. 조선호텔의 2022년 말 부채비율은 66.6%에 불과해 비교적 여유가 있다. 지금까지 차입 대신 모회사인 이마트의 적극적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 2020년에만 두차례에 걸쳐 조선호텔에 총 3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마트는 당시 2년간 추가 지원이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은 바 있다. 

    지난해 이마트가 연결 기준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추가 지원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결국 조선호텔이 본격적인 외부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최근 높은 금리를 고려했을 때 이는 겨우 흑자전환에 성공한 조선호텔의 부담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조선호텔이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인수를 결정한지 이틀만에 자금조달 경력직 채용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조선호텔 관계자는 “이번 자금조달 경력자 채용 건은 증원이 아닌 충원을 위한 것”이라며 “이전부터 검토돼 왔던 채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