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26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 개최한국 주식시장 10년 평균 PBR‧PER, 주요 선진국比 저평가"기업 스스로 기업가치 높일 방안 세워야…적극 지원할 것"국민연금 "권한‧책임 있는 이사회가 직접 관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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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에 만연해 있는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선 기업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한국거래소·상장회사협의회 등 유관기관과 함께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선 국내 증시의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주요·세부 내용이 소개됐다. 이어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된 주제발표와 토론회가 이어졌다. 

    세미나의 축사를 맡은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기업의 적극적 참여가 더해진다면 우리 증시는 지난 2021년 기록한 최고치인 3300포인트를 넘어,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인정받는 시장으로 탈바꿈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이번 밸류업 지원방안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인정되는 때까지 중장기적 시각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은 그간의 양적성장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대비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2558조 원으로 10년 전(1306조 원) 대비 2배 가까이 올라 주요국 13위를 기록했다. 상장기업 수 또한 2558개로 10년 전(1831개)보다 39.7% 증가했다. 이는 주요국 7위에 해당하는 높은 증가율이다.

    반면 최근 10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의 성장률은 양적성장 규모를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내 주식시장의 지난 10년 평균 PBR은 1.04배로 집계됐다. 이는 주요 선진국인 미국(3.64배), 대만(2.07배), 일본(1.40배)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최근 10년 평균 PER 또한 14.16배로 미국(21.78배), 대만(15.95배), 일본(16.86배)보다 낮다.

    정지헌 상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는 미흡한 주주환원, 저조한 수익성‧성장성 등이 꼽힌다"라며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경우, 상장기업의 자발적 기업가치 제고를 지원함과 동시에 투자자의 평가 및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거래소는 상장기업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이행‧소통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 세부 내용은 의견 수렴을 거쳐 추후 구체화‧확정할 계획이다.

    정 상무는 "자발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기업에 대해선 세제지원‧우수기업 표창‧평가 우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라며 "상장기업‧시장‧전문가가 함께하는 밸류업 지원 전담 추진체계를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문단, 상장기업간담회, 설문조사, 2차 세미나 등 폭넓은 의견 수렴을 진행할 것"이라며 "기업가치 제고가 기업의 경영 관행·문화로 정착되도록 기업과 투자자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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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발표 이후 이어진 패널토론에선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이 나왔다. 

    패널들은 대체로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제시했다. 다만 기업들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참여가 전제돼야만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이날 패널로 나선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권한과 책임 있는 이사회가 직접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라며 "등기 임원 및 경영진의 보수가 이와 같은 기업가치 개선 성과와 연계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주주가치 제고방안 등을 정부와 당국이 진행하는 게 고무적"이라며 "이러한 제고 방안은 문화로서 자리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과 달리 모든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다"라며 "한국거래소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는 만큼 참여율이 더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저평가 기업과 고평가 기업에 대한 기준을 잘 명시해 계획 공표에 대한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고, 실질적으로 강력한 세제 혜택을 통해 비용 문제도 해결해줘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