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채소류 물가 전년 대비 12.2% 상승… 기상여건 악화 탓파, 시금치, 배추 등 대표적인 식재료 중심으로 상승폭 커정부 정책지원 집중 … 납품단가·할인 지원, 할당관세 확대
  • ▲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진열된 토마토의 모습 ⓒ뉴시스
    ▲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진열된 토마토의 모습 ⓒ뉴시스
    주부 김모(40)씨는 장을 보다가 아이들이 아침 대용으로 즐겨 먹는 토마토를 집었다놨다. 평소 한봉지에 8000원이던 가격이 1만2000원인 것을 보고 놀랐다. 가격이 크게 오른 게 김씨에겐 부담이었다. 김씨는 "아이들 영양에 좋은 것들을 먹이려고 노력하는데, 아이 건강보다 가격에 고민하는 상황이 서글프다"고 한탄했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선 가운데, 채소 가격이 치솟고 있다. 과일 가격이 41%나 뛰며 3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데 이어 채소도 두자릿수 급등하면서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월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 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2.2%나 올랐다. 지난해 3월(13.8%)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토마토 가격은 주요 산지의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탓에 1년 전보다 56.3% 올랐다. 대표적인 식재료인 파 역시 전년 대비 50.1% 급등했는데 지난해 10월(24.7%)부터 11월(39.7%), 12월(45.6%), 올해 1월(60.8%) 등 고공행진 중이다. 

    배추 물가도 1년 전보다 21.0% 뛰었다. 시금치(33.9%), 가지(27.7%), 호박(21.9%) 등도 20% 이상 오른 품목이다. 오이와 깻잎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2.0%, 11.9% 상승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채소는 2월에 비가 자주 내리고 일조량이 감소하면서 토마토와 대파 등의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며 "기상여건이 개선돼야 출하량이 확대돼 수급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 ▲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진열된 토마토의 모습 ⓒ뉴시스
    기상 여건이 불안한 탓에 출하향 개선 여부도 불투명하다. 배추의 경우 1~2월 잦은 비로 수확량이 감소해 3~4월 공급량은 줄어들 전망이고 4월까지는 높은 가격을 형성할 수 있다고 당국은 관측했다. 

    대파 역시 주산지에서 자주 내린 비로 출하량이 감소했는데 기상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당국이 봄 대파가 출하되는 5월 전까지 할당관세 물량 3000톤 추가 도입 계획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박수진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장바구니 물가가 빠른 시일 내에 안정될 수 있도록 과일‧채소를 중심으로 생산자 납품단가 지원, 소비자 할인 지원, 할당관세 등 정책수단을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