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릴레이 수주 2조… 현대차·포드 등 납품 사업 진출 2년 만에 배터리 밸류체인 형성‘양손잡이 전략’ 안착 성공, 3년 연속 최대 실적
  • ▲ 구자은 LS 회장이 지난 6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전기차 충전 기술을 체험해 보고 있다. ⓒLS
    ▲ 구자은 LS 회장이 지난 6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전기차 충전 기술을 체험해 보고 있다. ⓒLS
    LS그룹이 배터리 소재부터 충전 인프라까지 전기차 사업 확대로 분주한 모습이다.

    구자은 회장을 필두로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구동휘 LS MnM 대표 등 LS 총수 일가가 배터리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전기차 관련 역량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어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2024’에 참가해 그룹 내 계열사들이 보유한 배터리 소재, 산업용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전기차 전장 제품과 충전 시스템 등 미래 에너지 종합 기술을 선보였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2년 연속 전시회에 참가해 최신 배터리 산업 트렌드를 직접 살폈다.

    구 회장은 “전기차 소재부터 부품, 충전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지난해보다 더 첨단 기술로 무장한 것을 보면서 LS 또한 전기차 생태계에 정진해 다가오는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전기차 충전 솔루션 계열사 LS이링크의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언급하며 전기차 사업 확장에 힘을 실었다.

    LS그룹은 현재 전기차 밸류체인 중 배터리 셀 제조를 제외한 전 영역에 진출한 상태다. 2022년 전기차 관련 신사업을 선언한 뒤 2년간 소재에서 배터리, 전기차 충전,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구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도 자동차 등 모든 산업이 전기로 움직이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기존 사업과 신사업을 병행하는 구 회장 특유의 ‘양손잡이 경영’ 전략이 성공한 데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구자은 회장 출범 3년차에 접어든 LS는 주력 사업과 신사업 호조에 힘입어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쓰는 중이다. LS는 지난해 매출 24조4740억원, 영업이익 899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9.9%, 34.1% 성장했다. 

    계열사 가운데 전기차 충전사업을 이끄는 LS일렉트릭은 수주 잔고를 높이며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구자은 회장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우리가 개발한 EV릴레이의 수주가 2조원 가까이 된다”고 밝혔다.

    EV릴레이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전력 제어용 부품으로, 전기차를 구동하는 파워트레인에서 배터리의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거나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LS일렉트릭의 자회사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지난해 현대차·기아와 2500억원 규모의 전기차용 EV릴레이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말부터 미국 포드사에 EV릴레이를 납품할 계획이다. 

    지난달 초에는 LS이모빌리티솔루션이 최근 멕시코 두랑고에 전기차 부품 공장을 준공했다. 북미 시장을 겨냥한 두랑고 공장은 연면적 3만5000㎡ 규모로, 전기차 주요 부품인 EV릴레이 500만대와 배터리 차단 유닛(BDU) 400만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로써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충북 청주와 중국 우시에 이은 세 번째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포드, 스텔란티스 등 북미 주요 완성차업체와 협력관계를 이어 나가면서 추가 투자로 생산라인을 증설해 2030년 북미 매출 7천억원, 전사 매출 1조2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LS의 손자회사인 LS에코첨단소재는 지난 2월 유럽 1위 영구자석 업체 바쿰슈멜츠(VAC)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연내 법인을 설립하고 2027년부터 연간 1000톤 규모 네오디뮴 영구자석을 완성차업체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전기차 약 50만대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전기차, 풍력발전기, 가전제품 등의 구동모터에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영구자석 생산업체는 중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10여개 기업에 불과하다. 네오디뮴 수요는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현재 연간 15만톤에서 2030년 40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S일렉트릭은 지난달 초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공정 제어기 국산화 사업 추진을 위한 제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 도입할 배터리 팩 제조 신공정을 공동 개발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제조설비를 정해진 순서, 조건에 따라 동작하게 하는 PLC를 비롯해 서보(Servo),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 인버터 등 제조 전 과정을 제어하는 자동화 솔루션을 국산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LS MnM은 올해 본격적으로 전북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와 온산국가산업단지에 2차 전지용 소재 생산시설을 건립키로 했다. 양극재 제조사 엘앤에프와 전구체 합작사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을 설립해 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가치 사슬을 완성했다.

    구자은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그룹의 성장을 위한 비전으로 ▲제조 안정화와 압도적인 제조 경쟁력 확보 ▲미래 신사업·신시장 개척 선도 인재 확보·육성 ▲경영철학 ‘LS파트너십’ 재무장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자산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