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민생토론회서 '원전 재도약 원년' 선언두산에너빌리티·우진엔텍 등 원전 관련주 상승美 대선 후보 '원전 확대' 정책도 국내 기업에 호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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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윤석열 정부가 원자력 산업 정책에 다시 한 번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원전 관련주들이 꿈틀대고 있다. 여기에 미국 대선 후보들의 '원전 확대' 정책까지 호재로 떠오르며 원전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3일 정부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민생 토론회에서 올해 원전 재도약의 원년을 선언하고, 3조 3000억 원 규모의 일감과 1조 원 규모의 특별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5년 간 4조 원 이상을 원자력 연구개발에 투입해 기술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일감을 수주하고도 초기 제작 자금이 부족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계약금의 30%를 계약 즉시 지급하는 등 선금 특례 제도도 재정비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에 국내 원전 관련주는 급등세를 보였다.

    원전 가동에 필수적인 정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우진엔텍은 20% 가까이 뛰었으며, 원전폐기물, 발전설비 부문 등 에너지 사업을 운영하는 대창솔루션도 10% 가량 급등했다. 이 외 관련주인 한신기계, 서전기전, 에너토크도 1~3%대 상승세로 마감했다. 

    원전 대장주인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복합화력발전소에 기자재를 공급 소식에 주가가 8% 가까이 뛰었다. 같은 날 원자력발전소 해체 관련주인 우리기술, 휴비스, 우진, 한전기술, 한전KPS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력 기업들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원전 가동률 상승과 시장점유율 확대에 따른 실적 지속이 전망된다"며 "국내외 원전 해체 시장 본격적인 개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 국책과제를 통한 원전 해체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개발해 시장 개화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주요 기업들의 유럽행 원전 수출 확대도 주가를 견인할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현대건설이 불가리아 대형 신규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체코·루마니아·폴란드 등에서 추가 원전 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한국수력원자력도 체코·폴란드·네덜란드서 신규 원전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내 뿐 아니라 미국의 원전 정책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두 대선 후보가 동시에 원전 정책 강화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각종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향후 국내 원전 기술력이 주목받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재선 공약 모음집에서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현대화 △기존 발전소의 지속적 가동 △소형모듈원자로(SMR) 투자 등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대상에 원전을 포함시켰으며 최근엔 노후 원전 지원까지 추진하고 있다.

    앞서 뉴욕 월가에서도 원전 관련주들의 상승세를 예측하고 나섰다. CNB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투자자에게 "카메코 등 원자력 ETF들이 편입한 우라늄 관련 종목들 약세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BoA는 미국의 원전 정책 강화 흐름에 힘입어 관련 종목이 상승 추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증권가에서는 국내 안팎으로 원전 사업이 모처럼 활기를 띠면서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긍정적으로 예측했다. 당초 이달 발표 예정이었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총선 이후로 지연되긴 했으나 신규 원전 건설에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 나오면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1차 전기본 발표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으나 조만간 신규 원전 건설 기수를 담은 실무안이 발표될 것"이라며 "원전 테마주인 한전기술은 단기 투자 대응의 관점에선 테마주 고유의 급등락 속성을 철저하게 감안하는 전략이 현실적인 대응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러나 신규 원전 재추진은 동사에게는 단기적인 단발성 재료가 아니고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매출기여 효과가 예상되는 실질적인 재료라는 점은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며 "국내외 원전 확대 관련 중장기 안정적 성장주로서의 투자매력이 재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