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압도적 찬성보통주 2550원 배당, 자사주 3조8000억 소각키로행동주의 펀드 태클 무위에 그쳐
  • ▲ 삼성물산 제60기 정기주주총회 ⓒ박소정 기자
    ▲ 삼성물산 제60기 정기주주총회 ⓒ박소정 기자
    삼성물산이 주주총회에서 9년 만에 맞붙은 행동주의 펀드와의 표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15일 오전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1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삼성물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현금배당안, 자사주 소각·취득 등의 안건은 삼성물산 이사회의 제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반면 한국계 안다자산운용, 영국계 시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 미국계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 등 5개 행동주의 펀드가 '울프팩'(Wolf Pack‧늑대 무리) 전략으로 제안한 안건은 부결됐다.
     
    양측간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던 배당액은 삼성물산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앞서 삼성물산은 1월 말 보통주와 우선주 현금배당을 각각 주당 2550원, 2600원을 제안했다. 자사주는 3년에 걸쳐 모두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시세 기준으로 소각 규모는 총 3조8000억원에 이른다. 

    행동주의 펀드 주주연대는 각각 주당 4500원과 4550원 지급을 제안한 바 있다. 주주연대는 삼성물산이 총 4173억 여원을 현금 배당하겠다고 한 것보다 1.7배 더 배당해달라고 요구한 것. 추가적으로 요구한 자사주 매입 5000억원까지 포함하면 현금 환산하면 1조2364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책이다.

    주총 전일인 3월14일 기준으로 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 1억5900만 주 중 1억3800만 주가 위임장 등으로 출석했으며, 그중 이사회 안에 찬성하는 주식 수는 1억 600만 주로 77%에 달했다.

    주주연대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린 도현수 변호사는 "삼성물산의 순자산 가치 대비 디스카운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비효율적인 자본 배분,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 불명확한 전략 등으로 인해 주주들은 삼성물산의 성장에 따른 수익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의 주주 제안은 대한민국 정부의 개혁안(밸류업 프로그램)과도 일치함이 분명하다"며 "삼성물산은 이러한 변화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주연대는 2024년 회계연도에 5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과 관련해서도 "제안금은 삼성물산 총 순자산의 1% 미만에 해당하고 회사의 잉여 현금 현금 흐름으로도 쉽게 충당할 수 있는 손해"라며 6가지 측면에서 주주와 회사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연대가 밝힌 6가지 이점으로는 ▲주주 수익률을 회사의 실적과 연계하고 총 주주 배당률을 약 4.5%로 높일 것 ▲기업 지배구조 및 시장의 평가 개선 ▲자본 배분의 기준 도입 ▲할인율이 높은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이용 ▲자본 지출을 누릴 수 있는 충분한 자본 확보 ▲ 한국 정부의 기업 가치 제고 목표와 부합 등을 언급했다.

    삼성물산 측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일관된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며 "당사 자본 배분 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로, 신규 사업 투자를 비롯해서 일관성 있고 균형 있는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자사주에 대한 매입을 매입에 현금을 투입하기보다는 친환경 에너지 그리고 바이오 헬스케어 등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한 신규 투자의 비중을 두고자 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의 1대 주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8.13%)이며 이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지분은 33.63%다. 삼성의 우군인 KCC(9.17%)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42.8%에 달한다. 지분 7.01%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이번 주주제안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자산운용사들이 보유한 지분은 1.46%에 불과하다.
  • ▲ 삼성물산 제60기 정기주주총회 ⓒ박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