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삼각지대 하천 고갈배터리 소재기업 진출 막혀탈중국 브레이크… 불확실성 ↑
  • ▲ 지난 2019년 10월 최정우 당시 포스코그룹 회장이 아르헨티나 리튬 추출 데모플랜트 건설현장을 방문한 모습ⓒ뉴데일리DB
    ▲ 지난 2019년 10월 최정우 당시 포스코그룹 회장이 아르헨티나 리튬 추출 데모플랜트 건설현장을 방문한 모습ⓒ뉴데일리DB
    세계 3대 리튬 매장국 아르헨티나가 신규 채굴 허가 발급을 중단했다. 이차 전지 핵심 원료인 리튬 수급 차질이 우려되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던 국내 기업들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 해 보인다.

    19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카타마르카주 법원은 리튬 프로젝트의 새로운 환경영향평가를 요구하며 신규 광업권 발급을 중단할 것을 지역 정부에 명령했다.

    이번 판결은 호주 최대 리튬 생산업체 아르카디엄 리튬사가 추진 중인 염호 개발 프로젝트을 겨냥한 지역민들의 고발에 따른 것이다. 현지 주민들은 리튬 프로젝트로 담수 및 염수 사용을 두고 개발사와 갈등을 빚으며 하천이 고갈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광원권 발급 중단된 곳은 아르헨티나 북서쪽 살타주 해발 4000m 고지에 있는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다. 볼리비아-칠레로 이어지는 '리튬 삼각지대'에 자리잡은 요지 중에 요지로 평가되며 전 세계 리튬의 65%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 ▲ 아르헨티나 북서부에 위치한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포스코홀딩스
    ▲ 아르헨티나 북서부에 위치한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포스코홀딩스
    해당 염호에는 포스코그룹 리튬 공장도 자리하고 있다. 8억3000만달러(약 1조1100억원)가 투입된 공장은 올해 1단계 가동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연간 12만톤 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여의도 면적 30배 규모로 1350만톤 이상의 탄산리튬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포스코 프로젝트는 이미 광원권을 따냈기 때문에 이번 판결 영향이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지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다"면서도 "예정된 프로젝트 추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르헨티나는 칠레, 호주와 함께 세계 3대 리튬 매장국으로 꼽힌다. 리튬 신규 개발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린다면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의 현지 진출에 작지 않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원이 곧 경제가 되고 무기로 변하는 글로벌 추세 속에서 천문학적 투자금이 들어간 개발 프로젝트가 예상치 못한 변수에 좌초될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며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가 지난해 말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변수"라고 했다.

    탈중국에 초점이 맞춰진 원자재 공급 다각화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의 수산화리튬 수입액(61억9000만달러)에서 중국산 비중은 79.6%로 전년 87.9%보다 8.3%p 낮아졌다. 리튬 가격이 1년 새 70% 이상 곤두박질 치는 등 불안정해지자 서둘러 공급처를 다변화한 결과다. 국내 기업들은 칠레, 호주, 아르헨티나 등에 진출해 직접 광물을 채굴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