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용과 부동산PF 대손충당금 급증…5600억원 적자전환기업대출 5%p 등 연체율도 3%p 급등…12년 만에 최대폭 상승금감원 "손실흡수능력 충분…1분기 실적부터 개선세 나타날 것"
  • ▲ 저축은행. ⓒ연합뉴스
    ▲ 저축은행. ⓒ연합뉴스
    지난해 저축은행들의 순손실이 5000억원을 넘기면서 9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연체율은 6.55%로 1년 만에 3%p 넘게 오르는 등 자산건전성도 악화했다.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 79개사의 순손실 합계는 5559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업권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1년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 여파로 2013회계연도(2013년 7월~2014년 6월)에 5089억원의 적자를 낸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적자전환은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5조3508억원)와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 적립 등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1조3000억원)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부동산 PF대출 미래 예상 손실 등에 대비한 충당금으로 약 4154억원을 추가 적립하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

    건전성 지표를 보면 지난해 말 연체율은 6.55%로 전년 3.41%보다 3.14%p 올라 12년 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5.01%로 전년 말 4.74% 대비 0.27%p 올랐고, 부동산 관련 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대출은 2.90%에서 8.02%로 5.12%p 급등했다.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비율은 7.72%로 같은 기간 3.64%p 상승했다.

    다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3%로 전년 말 13.1%보다 1.2%p 높아졌다. 저축은행의 BIS 규제비율은 자산 1조원 이상은 8%, 1조원 미만은 7%로 모든 저축은행이 규제비율보다 3%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비율 역시 192%로 법정기준인 100%를 웃돌았고,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법정기준보다 13.8%p 높은 113%로 집계됐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권의 여신은 104조원으로 전년대비 11조원(9.6%) 줄었고, 수신도 107조원으로 전년보다 13조억원(10.9%) 감소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중앙회 측은 "2022년 말 레고랜드발 자금경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는 수신이 증가했지만, 지난해 이자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을 강화한 결과 여·수신 규모가 모두 줄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자본확충 등 손실흡수능력을 지속해서 높여 나가는 한편 경·공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및 자체 PF펀드 등을 통한 재구조화 등 다양한 방식의 매각,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해 연체채권을 정리하는 등 건전성 관리를 지속할 예정이다.

    박상원 금감원 중소서민부문 부원장보는 "지난해 저축은행은 5000억원 규모의 적자가 났지만, 저축은행 사태 이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한 만큼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이 있다"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불가피하게 충당금 부담이 계속 있을 것 같지만, 올해 1분기 영업실적부터는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상호금융조합 순이익은 2조407억원으로, 전년 3조1276억원 대비 1조869억원(34.8%) 감소했다.

    연체율은 2.97%로 전년 1.52% 대비 1.45%p,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41%로 1.57%p 높아졌다.

    같은 기간 총여신은 510조원으로 12조원(2.4%) 증가했고, 총수신은 619조원으로 30조원(5.2%)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