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1.45% 형제 측 지지 … 나머지 소액주주 결정에 관심국민연금공단(7.66%) '오리무중'양측, 소액주주·국민연금공단 포섭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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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사이언스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 싸움이 과열되고 있다. 개인 2대 최대주주였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이 임종윤·종훈 형제 지지를 선언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20.5%의 지분을 나눠 보유한 소액주주와 7.66%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의 표심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 놓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저녁 8시 기준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를 통해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 698명이 한미사이언스가 발행한 주식의 1.45%의 지분을 모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를 준비 중이다.  

    이들을 대표하는 이준용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 대표는 당초 양측의 주장을 듣고 신중하게 판단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방침이었는데 최근 임종윤·종훈 형제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수원지방법원에 임종윤·종훈 형제가 신청한 한미사이언스의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사건에 대해 인용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세 차례(6, 11, 18일)에 걸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송영숙·임주현 모녀가 추진 중인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통합으로 인해 중간지주사로 전락하면 주가가 반토막날 뿐만 아니라 한미사이언스의 유상증자는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과 같아 주주의 피해를 초래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이 모든 소액주주의 의사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가 426억원이 넘게 투입해야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집단을 이뤄 공동노선을 펼치고 있어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다른 소액주주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임종윤·종훈 형제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0.47%를, 송영숙·임주현 모녀는 21.86%를 각각 보유해 한 주가 아쉬운 접전 상황이다.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도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소액주주 대행사를 통해 저희 입장에 대해 찾아 뵙고 설명을 드리고 있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면서 “말하기 쉽지 않지만 충분한 시간을 놓고 차근차근 설명려고 한다”고 말하며 소액주주 표심 다잡기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어떤 입장을 내릴 지 공개하지 않은 국민연금공단을 우군으로 확보하려는 형제와 모녀의 공세도 치열하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 21일 전경련연합회관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공단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적으로 행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투자자가 기금의 주인인 국민의 재산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투자한 기업의 경영에 관심을 갖고 주주총회 의결권에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방침을 말한다.

    그는 “투명한 경영을 지향하는 ESG경영에도 역행하는 만큼 국민연금이 법률적 문제를 고려해서 올바른 쪽으로 의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주현 사장도 “저희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 IR부서를 통해 저희 입장을 말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국민연금공단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의 지침으로 작용하는 주요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는 각각 형제와 모녀에 대해 엇갈린 판단을 내리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는 이번 정기 주주총회 안건 중 송영숙·임주현 모녀가 제시한 이사 6명 선임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했지만 임종윤·종훈 형제가 제안한 이사 5명에 대해서는 반대를 권고하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한국ESG기준원(KCGS)은 임종윤·종훈 형제가 제안한 이사 5명에 대해 전원 찬성, 송영숙·임주현 모녀가 제안한 이사 6명에 전원 반대를 권고했다. 다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모녀 측 이사 6명 중 3명에, 형제 측 이사 5명 중 2명에 찬성을 권고하는 중립적인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