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항공주 주가 날개, 한달 새 대부분 하락유가 상승에 정제마진 ↑, 4대 정유주 모두 상승"두 업종 1분기 실적개선 전망, 주가 상승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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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유주와 항공주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반면 유류비 등 부담이 커지는 항공사들의 실적에는 불리하다. 연초만 해도 유가 하락세에 항공주가 웃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반전된 분위기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정유주인 S-Oil(에쓰오일)은 전일 주가가 3.39% 오른 7만94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월 17일 올 들어 최저점이었던 6만4700원보다 22% 뛰었다. GS칼텍스를 운영하는 GS도 전일 1% 상승해 다시 5만 원대로 올라섰다. GS는 1월 말 최저점(3만9650원)과 비교하면 이날 기준 26%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과 HD현대도 이달 들어 각각 5%, 7% 이상 상승했다.

    올 초 저유가에 고전하던 정유주가 상승한 데는 석유 생산량이 감소하면서다. 이라크 석유수출기구 플러스는 감산 합의를 올 2분기까지 연장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로 공급 부족도 가중되면서 유가가 뛰기 시작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최근 유가는 모든 유종에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한 상태다.

    두바이유는 지난 15일 배럴당 84.81달러를 찍으며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브랜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각각 85.42달러, 81.26달러를 찍으며 각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배럴당 72달러 선에 머물렀던 유종은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 이후 80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유가 상승에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격인 정제마진 강세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운임·동력비 등을 제외하고 정유사들이 갖는 순익이다. 통상 배럴당 3~4달러 선을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지난달에는 무려 15달러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정유사들의 1분기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에쓰오일의 매출이 전망치를 상회하는 9조3000억 원, 영업이익은 5483억 원을 전망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이 7153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885% 성장을 전망했다. 정유 부문은 4321억 원으로 흑자전환을 예상했다.

    주가 날개를 단 정유사들과 달리 항공사들의 주가는 부진한 상태다. 거래소에 따르면 해운·항공주를 담은 KRX 운송지수는 최근 1개월 사이 10.01% 하락했다. 이 기간 KRX 업종지수 가운데 가장 낙폭이 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3.35% 상승했다.

    항공 관련주의 주가도 하락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한 달 사이 5.22% 내렸다. 진에어(-6.38%), 제주항공(-2.25%), 티웨이항공(-7.10%) 등 주요 저가항공사도 마찬가지다. 유가 상승은 항공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항공주에 악재로 꼽힌다. 항공유가는 통상 항공사 영업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인 30%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고유가뿐만 아니라 통상 3~6월이 여행 비수기로 꼽히는 점도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 회복세가 뚜렷한 상황에 항공주가 저평가 구간에 있다고 평가했다. 1분기 깜짝 실적이 예상된다는 점도 향후 주가 상승 전망에 힘을 보탰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항공사들은 역대급 호황기를 누리는 중"이라며 "작년 2월과 다르게 항공 운항편수도 상당 부분 정상화되어, 높은 운임 수준에 여객 수가 더해지는 국면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겨울 성수기 운임은 작년 수준을 유한 덕분에 저가항공사들은 1분기 다시 한 번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할 전망"이라며 "반면 투자심리는 피크아웃을 여전히 걱정하고 있어 주가와 컨센서스 모두 작년 1분기보다 낮은 수준이라 투자기회로 추천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