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5개월만에 1350원대 진입美 금리인하 불확실성 우려 커진 탓유로화‧엔화‧위안화 등 주요 통화도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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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하며 5개월 만에 1350원대에 올라섰다. 

    미국 금리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달러 강세 현상이 두드러지며 중국 위안화, 유로화, 엔화 등 주요국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0원대에서 상승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9원 상승한 1350.6원에 개장한 뒤 1350원 초반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 1일(종가 기준·1357.3원)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전날 "금리 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달러 강세 현상을 부추겼다. 

    월러 이사는 "금리를 내리기 위해 조금 더 기다리는 위험이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낮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내 3회 인하 전망을 유지했지만, 위원 한 명만 전망치를 상향해도 연내 3회 인하가 위태롭다. 금융시장 역시 이미 6월 인하 가능성을 60%가량 반영한 상태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선 고용과 물가가 예상에 부합해도 연내 3회 인하가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고, 반면 예상을 웃돌 경우 인하 기대는 더 후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달리 유럽중앙은행(ECB)은 6월 인하가 사실상 확정 분위기다. 금리인하 가능성이 부각되며 영국 파운드화, 유로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는 것도 강달러를 지지하고 있다.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종료에도 불구하고 국채 매입을 이어가면서 엔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27일 한때 달러당 151.97엔까지 오르며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나타내며 시장을 견제했지만 엔화 가치에 확실한 제동을 걸지 못했다.

    중국 위안화 역시 전날 중국 인민은행이 3거래일 만에 위안화 환율을 절하 고시하자 달러·위안 환율은 7.24위안에서 7.25위안 후반대로 오르며 위안화 약세가 심화했다. 최근 위안화와 원화의 커플링 현상이 나타나면서 원화 역시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환율이 연고점을 돌파한 만큼 당분간 환율 상단을 더 열어놔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달러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위안화 약세 진정 등의 이벤트가 있어야 하지만 이런 요인이 곧바로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5월 FOMC 이전까지는 원달러 상방은 더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가깝게는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의 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가 환율의 가늠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만일 PCE 지표가 예상치 대비 낮게 나올 경우 환율은 물론 엔화도 진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