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 품종 개발, 썬골드부터 레드키위까지 다채롭게 연구한 품종 개발하는데 총 4단계 거쳐… 20년 이상 걸리기도레드키위 상용화 이후엔 키위베리 상용화 아직은 내수용으로
  • ▲ 키위육종센터에 심어진 키위 나무. 연구개발을 위한 품종이라 농장처럼 촘촘하게 심어지지 않았다.ⓒ강필성 기자
    ▲ 키위육종센터에 심어진 키위 나무. 연구개발을 위한 품종이라 농장처럼 촘촘하게 심어지지 않았다.ⓒ강필성 기자
    흔히 과일 키위 원산지를 뉴질랜드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착각이다. 키위의 원산지는 중국이다. 원래 이름은 ‘양타오(Chinese Gooseberry)’. 20세기 초 이 과일을 뉴질랜드에서 가져가면서 개량을 거듭한 것이 오늘 날의 키위가 됐다. 

    원산지였던 중국이 뉴질랜드에 키위 생산 1위 국가를 내어주고 오히려 뉴질랜드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의 수입 1위 국가가 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품종 개량이 결국 키위의 고향을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제스프리의 키위 품종 개발의 중심에 있는 곳은 바로 뉴질랜드 키위 육종센터(Kiwifruit Breeding Centre)다. 지난 2014년 제스프리와 플랜트&푸드 리서치(Plant & Food Research)가 신품종 ‘썬골드키위’를 만드는 과정에서 합작으로 설립했다. 이곳은 키위 품종에 대한 개발, 생산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통해 더 생산성 높고 영양가 높은 품종을 만드는 곳이다. 

    지난 3월 6일 뉴질랜드 테푸케(Te Puke)에 위치한 키위육종센터를 직접 찾아가 봤다. 이곳은 외견상 다른 키위 농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센터 내에서 직접 키위를 키우고 연구하는 탓이다. 키위 육종센터가 보유한 키위 경작지만 총 41ha(헥타르)에 달한다. 뉴질랜드에만 6개소, 이탈리에 1개소를 운영 중으로 약 120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키위 품종 개발 연구 규모로는 세계 최대다.

    이곳은 육종센터는 최근 신품종 ‘루비레드키위’를 개발한 주역이기도 하다.

    사라 히키(Sarah Hickey) 키위 육종센터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새로운 품종의 키위를 개발할 때 달콤한 맛, 영양소 등 소비자의 기호, 동일 면적에서 더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해 농가의 소득을 보장, 수출 판매에 용이하도록 보관 기간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루비레드키위’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제품이다. 키위 육종센터의 주도로 3년 전 첫 상업화에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생산량이 많지 않았지만 올해는 우리나라에도 첫 수입이 예정돼 있다. ‘루비레드키위’는 기존의 그린키위, 골드키위와 달리 새빨간 과육이 특징인 키위로 달콤한 베리 맛이 특징이다.

    히키 담당자는 “새로운 품종의 키위를 개발하는 데에는 20년 정도를 연구 개발에 투자할 정도로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현재 23개 품종을 개발 중인데, 맛이 역겨운가 하면 바나나 같은 껍질이 있거나, 후추 맛이 나는 품종도 있다”고 전했다.
  • ▲ 국내 출시가 예정된 제스프리의 신품종 루비레드키위.ⓒ제스프리
    ▲ 국내 출시가 예정된 제스프리의 신품종 루비레드키위.ⓒ제스프리
    이들 품종은 모두 자연적인 교배를 통해 얻어진 것이다. 이렇게 얻어진 키위 씨앗 1만개를 선별하고 유전자 특성을 파악해 우수한 종자를 선별하는 작업, 키워내 거나 접붙이는 등 총 4단계 연구개발이 진행된다. 각 단계별 기간은 5년. 이렇게 선별되고 나면 1만개의 씨앗 중 단 6개의 품종이 남는다는 것이 키위 육종센터 측 설명이다.

    실제 키위 육종센터는 각 단계별로 수많은 키위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한 곳에 심어져 있지만 모두 다른 품종으로 최종적으로 우수한 종자를 가려내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한다. 품종을 선별해야 하다 보니 늦게 자라거나 죽는 종자들을 따로 치료하지 않아 종종 죽은 키위나무도 보였다.

    가장 최근 상용화에 성공한 ‘키위베리’도 이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 품종은 유통기한이 12주에 불과해 뉴질랜드 밖으로 수출되지 않는 품종이다. 대추만한 작은 크기지만 단면은 키위의 그것과 꼭 닮은 것이 특징. 만지기만 해도 찐득한 당분이 달라붙을 정도로 강렬한 단맛이 특징이다.

    히키 담당자는 “키위를 수출 할 때는 제스프리 담당자가 도착 할 때까지 보관 온도를 체크하기 위해 동행한다”며 “키위베리는 보관기간이 짧아 한국에서도 최상의 상태로 먹을 수 있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