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긴급수술 받지 못해 숨져 … 전공의 사직 여파"응급의학회 "전원 및 수술 과정서 문제 없어"복지부 "당시 수술여력 등 조사 진행 중"
  • ▲ 해당 사건과 관계없는 응급실 현장. ⓒ서성진 기자
    ▲ 해당 사건과 관계없는 응급실 현장. ⓒ서성진 기자
    50대 급성 심장질환 환자가 부산에서 응급수술 병원을 찾지 못하고 4시간여 만에 울산으로 옮겨진 후 끝내 숨졌다. 유가족들은 전공의 사직 여파로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의료계는 '뺑뺑이 사망'이 아니라고 했다. 정부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12일 의료계와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6시 13분께 가슴 통증으로 119에 신고했고 오전 7시께 부산 수영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이 필요한 '급성 대동맥박리'로 진단받았다.

    급성 대동맥박리는 고혈압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 대동맥의 내막이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중증 응급질환이다. 환자의 절반 가까이는 발생 직후 사망할 수 있다.

    A씨는 진단받은 병원에서 수술이 불가능했던 탓에, 결국 50㎞ 이상 떨어진 울산의 한 병원에 오전 10시 30분께 도착해 응급 수술을 받았다. A씨는 10시간의 수술을 받았지만 6일 만인 지난 1일 숨졌다.

    유가족은 "긴급수술을 받지 못해 숨졌다"면서 "병원들이 이송을 거부한 배경에 전공의 집단사직 영향이 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응급의학회는 유족의 안타까운 마음에 공감한다면서도 '응급실 뺑뺑이' 사례로 볼 수는 없다는 주장을 폈다.

    학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119구급대의 출동과 이송 등을 고려하면 신고 후 병원 도착까지 46분 걸린 게 환자 안전에 영향을 끼칠 정도의 심각한 지연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병원 이송도 적절했고 대동맥박리 진단을 놓친 것도 아니었고, 전원된 병원에서의 수술도 적시에 진행돼 늦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안이 알려진 후 바로 인력을 투입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병원 내 근무인력 등 당시에 진료나 수술 여력이 없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