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냉방사업 vs 경동나비엔 환기청정기국내 시장 포화… 건설경기 침체로 규모 줄듯 “한 철 장사는 옛말… 다각화에 비수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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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보일러업계에서는 성수기와 비성수가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여름철 먹거리를 찾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덕분이다. 귀뚜라미는 냉방사업을, 경동나비엔은 환기청정기를 각각 비수기 먹거리로 점찍고 본격 육성에 나서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귀뚜라미는 오는 5월을 목표로 가정용 선풍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직영 온라인 판매채널인 ‘귀뚜라미몰’에 있는 계절가전 항목에 선풍기를 추가했다. 귀뚜라미가 가정용 선풍기를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귀뚜라미는 일찌감치 2000년대 초부터 스탠드 에어컨과 벽걸이를 선보인바 있다. 2020년에는 가정용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했고, 지난해에는 몇 년 만에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인 ‘2023년형 귀뚜라미 창문형 에어컨’을 내놨다. 귀뚜라미의 창문형 에어컨은 출시 한 달 만에 1만대가 팔리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상태다. 회사는 올해에도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귀뚜라미가 냉방사업에 힘을 주는 이유는 사업다각화 차원이다. 귀뚜라미는 지난 2000년대부터 국내 보일러 시장의 한계를 느끼고 냉방사업을 집중 육성해왔다. 2006~2009년 범양냉방공업, 신성엔지니어링, 센추리 등을 인수하며 냉방 기술력을 쌓아왔다. 실제 귀뚜라미의 냉방 분야의 매출은 이미 난방을 넘어섰다.

    귀뚜라미는 기존 주력으로 하던 기업간거래(B2B) 영역을 넘어 기업·소비자 거래(B2C)로 까지 기업 모델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3세대 카본매트, 에어컨, 캠핑용품·침낭, 캐릭터(뚜람이, 뚜림이)를 활용한 컵, 열쇠고리 등 굿즈도 팔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환기청정기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환기청정기는 천장에 설치된 환기 통로에 설치하는 환기 장치다. 실내에 여러 대를 비치해야 하는 공기청정기와 달리 집안 전체의 공기질을 관리할 수 있다. 

    경동나비엔은 2006년 환기시장에 진출한 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거듭하며 2019년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을 출시했다. 이어 2022년에는 다중시설에서 활용 가능한 ‘나비엔 중대형 청정환기시스템’을, 지난해 6월엔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 키친플러스’을 선보이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사몰을 통해 렌탈케어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온라인 판매 채널을 대폭 확대했다. 작년 10월 시작한 환기청정기 렌탈케어 서비스는 개시 이후 월평균 가입 1000건을 기록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엔 환기청정기의 장점을 담은 신규 TV광고를 선보이고 프로모션을 선보이는 등 공격적 점유율 잡기에 나서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환기청정기 사업 시너지 효과를 위해 SK매직의 가스에니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등 총 3개 품목 영업권 인수에도 나선상태다. 지난 2월 본계약을 체결할 상태였지만 아직까지 세부 계획과 조건을 논의 중이다. 

    보일러업계가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선 이유는 국내 가정용 보일러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서다. 국내 도시가스 보급률은 90% 이상으로, 국내 가정용 보일러 시장은 연 130만~150만대 수준이다. 신규 설치가 아닌 교체 목적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건설 경기 침체로 시장 규모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보일러회사들이 겨울 한 철에만 사업을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면서 “사업다각화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수립 등에 따라 비수기가 없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